메가특구 노동특례 둘러싼 '속도전 vs 숙의'… 엇박자 노사정 방정식
![]()
호남권에 들어설 반도체 공장의 주52시간 규제 적용 제외(화이트칼라 이그잼션), 기간제 근로기간 연장 등 '메가특구 특별법' 속 노동 특례를 둘러싼 진통이 거세질 전망이다.
정부는 수백조원대 민간 투자를 바탕으로 '입법 속도전'을 천명했다. 하지만 정작 핵심 쟁점인 노동 현안은 다소 시간이 걸리는 사회적 대화로 풀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부의 속도전 트랙과 사회적 대화 기구의 속성 간 명백한 시간적·절차적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15일 메가특구법에 담길 노동 특례와 관련해 노사정이 참여하는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공식 제안했다. 고소득 전문직 근로시간 규제를 제외하는 '화이트칼라 이그잼션'을 비롯해 △기간제 근로기간 연장(2+2년) △파견 업종 확대 △주 4일제 도입 등 첨예한 현안을 노동부, 산업통상부 등 관계 부처와 양대 노총(한국노총·민주노총), 경영계(경총·중기중앙회 등)가 한자리에 모여 논의하자는 구상이다.
문제는 정부의 '속도전'과 사회적 대화의 '숙의 민주주의' 사이에서 발생하는 근본적인 시간 격차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첨단산업 경쟁은 1분 1초를 다투는 전쟁"이라며 "메가특구 지정과 법안 제정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정책적 수단을 지체 없이,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정부 역시 대통령실 내 차관급 '메가특구 특별보좌관'을 신설하는 등 입법과 사업 속도를 '톱다운' 방식으로 드라이브 걸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이에 맞춰 당정은 이미 9월 중 특별법을 발의하고 연내 입법을 완수한다는 로드맵을 확정했다.
역대 노사정 대화에서 화이트칼라 이그잼션, 파견 확대, 기간제 연장과 같은 핵심 쟁점이 단 수주 만에 타결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 이에 노동부의 사회적 대화 제안이 실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와 함께 법안을 먼저 발의해 놓고 국회 심의 과정에 대화 결과를 반영하겠다는 김 장관의 구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사회적 대화를 국회 입법 절차를 위한 명분 쌓기용 절차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는 지적이다.
김 장관은 "대화 기구가 입법 기구가 아니므로 결론 도출 여부와 별개로 국회 논의 과정에 숙의 결과와 실태 조사를 반영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같은 입장이 선(先)입법-후(後)대화 구조를 정당화한 것으로 읽힐 여지가 다분해 오히려 노동계 반발을 부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노동계 관계자는 "정부의 태도가 가사회적 대화가 메가특구 특별법의 속도전을 위한 '명분 확보용 절차'에 불과하단 노동계의 반발을 불러와 오히려 협의 및 대화 속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관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