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영국 맞아?"…프롬스 공연장 뒤덮은 'EU 깃발'

[서울=뉴시스]이기주 인턴 기자 = 영국의 유서 깊은 클래식 음악 축제 'BBC 프롬스' 마지막 공연에서 유럽연합(EU)을 상징하는 깃발이 다수 등장하면서 영국 내에서 논쟁이 일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10주년을 맞은 가운데, EU와의 관계를 둘러싼 영국 사회의 갈등이 다시 부각되는 모습이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유로뉴스에 따르면, 전날 영국 런던 로열 앨버트 홀에서 열린 BBC '프롬스 마지막 밤' 공연에서는 관객석 곳곳에서 EU 깃발이 휘날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공연장 발코니에도 EU 깃발이 걸렸다.
이날 공연에서는 '랜드 오브 호프 앤 글로리(Land of Hope and Glory)' 등이 연주됐으며, EU 깃발의 금색 별 12개가 특히 눈에 띄었다. 공연은 매년 여름 런던에서 열리는 클래식 음악 축제 프롬스의 마지막 행사다.
이를 두고 영국 우파 진영에서는 비판이 나왔다. 강경 우파·반이민 성향의 개혁당 소속 앤드루 로진델 하원의원은 이번 공연을 두고 "이기적인 EU 광신자들 때문에 망쳐진 멋진 저녁"이라고 비판하며 BBC에 공연장 내 깃발 사용 기준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전 보수당 하원의원 제인 스티븐슨도 공연이 "브렉시트 잔류파 선전 선동자들에게 장악됐다"고 주장했다.
로열 앨버트 홀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프롬스에서 깃발 사용이 허용되며, 전통적으로 마지막 밤 공연에서 축하의 의미로 사용돼 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연의 원활한 진행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번 장면은 브렉시트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는 영국과 EU의 관계 재설정 논의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노동당 정부는 최근 EU와의 관계 개선을 추진해 왔으며, 2025년에는 브렉시트 '리셋'에 합의했다. 그러나 청년 이동성 제도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협상에는 여전히 진전이 더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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