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담보 확인도 없이 대출…'918억 사기'에 저축銀 관행 뜯어고친다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저축은행이 매출채권의 실재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대출을 내주던 관행에 제동이 걸린다. 금융당국이 대출 전 현장 방문은 물론 대출 후에도 분기마다 매출채권이 실제로 발생했는지 확인하도록 의무화하기로 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 918억 원 규모의 자동차 부품 매출채권 담보대출 사기가 발생한 뒤 저축은행업권을 전수조사한 결과, 담보 확인 절차에 허점이 드러난 데 따른 조치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업권과 함께 이 같은 내용의 ‘표준 대출규정 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다. 의견 수렴을 거쳐 이르면 다음 달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매출채권 담보대출의 사전·사후 확인을 의무화하는 것이다. 저축은행은 대출을 취급하기 전에 매출채권 채무자를 직접 방문해 해당 채권이 실제 존재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대출을 내준 뒤에도 최소 분기마다 한 차례 이상 매출채권이 실제 발생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대출 당시 제출된 견적서나 계약서 등을 토대로 심사한 뒤 신규 매출채권의 발생 여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차주가 특수목적법인(SPC)일 때는 심사 기준이 더욱 강화된다. 명목상 차주인 SPC뿐 아니라 매출채권을 처음 발생시킨 원채권자의 신용상태와 채무상환 능력까지 확인해야 한다.
이번 제도 개선은 지난해 10월 웰컴저축은행에서 발생한 대규모 대출사기가 계기가 됐다.
해당 대출은 수입차 부품업체 등이 보험개발원의 자동차수리비 온라인서비스(AOS)에서 발급받은 부품 수리비 견적서를 토대로 매출채권을 유동화하는 구조였다. 저축은행이 견적서를 근거로 대출하면 차량 수리가 끝난 뒤 보험사가 수리비를 지급해 대출금을 상환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일부 부품업체는 SPC를 설립하고 실제 수리나 부품 공급 없이 허위 견적서를 만들어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의 근거가 된 매출채권 자체가 실제 존재하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허술했던 점을 노린 것이다.
웰컴저축은행은 해당 부품업체와 자동차공업사 등을 상대로 수년간 약 3000억 원의 유동화 대출을 취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기가 짧은 단기 대출 특성상 약 2000억 원은 회수했지만, 회수하지 못한 918억3600만 원을 손실로 인식했다.
이는 웰컴저축은행 자기자본의 11.26%에 달한다. 웰컴저축은행은 사고를 인지한 뒤 관련 금액을 전액 손실 처리하고 상각했으며 현재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은 사고를 보고받은 직후 전체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매출채권 담보대출 취급 실태를 전수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저축은행이 매출채권 채무자를 직접 확인하지 않거나 대출 후 실제 거래가 계속 발생하는지 점검하지 않는 등 업권 전반의 관리 절차가 미흡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공공기관이나 대기업과의 거래처럼 납품계약서와 전산자료 등을 통해 매출채권의 실재성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경우에는 현장 방문 의무를 면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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