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깎아주면 새 남편 성으로 바꿔줄게"…전남편의 요구, 법적으로 가능할까

[서울=뉴시스]장인혜 인턴 기자 = 재혼 후 두 아이의 성을 새 남편의 성으로 바꾸려는 여성에게 전남편이 양육비 감액을 요구한 사연이 전해졌다.
9일 YTN 라디오 프로그램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따르면, 사연자 A씨는 전남편의 외도로 이혼한 뒤 두 아이를 키웠다.
당시 양육비는 아이 한 명당 월 30만원으로 정했지만 전남편은 이를 제때 지급하지 않았고, 아이들을 만나기로 한 약속도 자주 지키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A씨는 재혼해 막내를 낳았다. 첫째와 둘째는 전남편의 성을, 막내는 현재 남편의 성을 쓰게 되자 A씨는 "한집에서 함께 자라는 형제자매인데 성이 서로 달라 아이들이 상처받지는 않을까 걱정됐다"며 두 아이의 성과 본을 바꾸고 싶다고 전남편에게 말했다.
전남편은 성·본 변경에 동의하면서도 "아이들의 양육비를 깎아달라"고 요구했다. 자신도 재혼했고 새로 아이가 태어나 경제적 부담이 커졌다는 이유였다.
A씨는 "아이들이 클수록 교육비와 생활비는 더 많이 들어가는데 아이 아빠라는 사람이 그런 요구를 하니 기가 막혔다"고 토로했다.
이에 A씨는 성·본 변경과 양육비 감액이 가능한지 변호사에게 상담을 신청했다.
김미루 변호사는 "부모가 모두 동의한다고 해서 성과 본이 바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 법원이 허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양육비 역시 성·본 변경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했다. 전남편이 재혼해 새 아이가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양육비를 당연히 줄일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김 변호사는 "양육비 감액이 불가피하고, 그런 조치가 궁극적으로 자녀 복리에 필요한지"를 법원이 판단한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과 부모의 소득·재산, 자녀의 수와 나이, 교육 정도, 신분 관계의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자녀가 성장하면 양육에 드는 비용 역시 통상 증가한다고 판단한다.
오히려 A씨가 양육비 증액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김 변호사는 기존 양육비가 "1인당 30만원"인 데다 아이들이 성장했고 전남편의 소득도 늘었다는 점을 들어 "오히려 양육비를 증액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또 전남편의 현재 아내가 과거 자신의 남편과 외도했던 상대였고, 이혼 전 두 사람 사이에 아이까지 태어났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조정이혼 당시에 전남편과 외도한 자가 누군지 몰랐고, 그 외도한 자와 전남편 사이에 혼외자 임신 부분에 대해서도 몰랐다가 이제 와서 알게 됐다면, 지금부터 그 소멸시효의 기산이 되기에 3년 이내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소송 가능 여부와 손해배상 인정 여부는 당시 혼인관계와 외도 사실, A씨가 가해자와 손해를 언제 알았는지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자녀의 성·본 변경과 양육비는 별개의 법적 문제다.
전남편의 재혼과 출산만으로 양육비가 자동 감액되는 것은 아니며, 성·본 변경 역시 자녀에게 무엇이 가장 이로운지를 기준으로 법원이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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