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 요청에도 항소장 안 낸 변호사, 위자료 2000만원 배상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음주 측정 거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관의 항소 요청을 받고도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은 변호사가 의뢰인에게 2000만 원을 배상하게 됐다.
부산지법 민사6부(이상윤 부장판사)는 전직 경찰관 A 씨가 변호사 B 씨와 소속 법무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당시 파출소 팀장이었던 A 씨는 2023년 9월 부산 강서경찰서 앞 도로에 세워진 차량 운전석에서 술에 취해 잠들어 있다가 동료 경찰관들에게 발견됐다. 이후 경찰서에서 음주 측정을 요구받았지만 거부했다.
A 씨는 음주 측정 거부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자 2023년 11월 착수금 550만 원을 지급하고 B 씨가 대표변호사로 있는 법무법인에 사건을 맡겼다.
이어 음주 측정 과정이 위법했다며 무죄를 주장했으나 2024년 7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A 씨는 선고 직후 B 씨에게 항소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B 씨는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일주일 뒤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면서 A 씨는 경찰공무원법에 따라 경찰직을 잃었고 퇴직급여와 퇴직수당도 일부 줄었다.
A 씨는 변호사의 잘못으로 손해를 입었다며 퇴직수당과 퇴직연금, 위자료 등 약 5억 4300만 원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B 씨가 항소장을 내지 않은 것은 변호사로서 지켜야 할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A 씨가 항소심에서 다시 재판받을 기회 자체를 잃었다고 봤다.
다만 항소했더라면 형이 줄어 경찰직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퇴직급여 등에 대한 배상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법률전문가인 피고들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항소기간을 지킬 수 있었다"며 A 씨가 재판받을 기회를 잃어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2000만 원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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