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난데" 자녀 사칭 메신저피싱에 내 계좌서 300만 원 순삭
[편집자주] 가장 익숙한 목소리가 가장 위험한 덫이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공공기관, 금융회사, 가족, 지인을 사칭하며 사람들의 불안과 조급함을 파고듭니다. 뉴스1은 울산중부경찰서와 함께 실제 피해 사례를 통해 범죄 수법의 변화상을 짚고, 시민들이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예방법을 격주로 전합니다.
(울산=뉴스1) 박정현 기자 =

자녀를 사칭해 "휴대전화가 고장 났다"며 문자로 접근한 뒤,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설치하도록 유도해 돈을 가로채는 '메신저 피싱'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이 범행은 스마트폰 조작에 서툰 중장년층과 고령층을 노린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2일 울산중부경찰서에 따르면 A 씨(60대·여)는 지난달 28일 "엄마 난데, 휴대전화 액정이 깨져서 보상 수리를 받아야 해. 엄마 동의가 필요한데 폰 좀 써도 돼?"라는 문자를 받았다.
이는 A 씨의 자녀를 사칭한 피싱범의 문자였다. 사칭범은 휴대전화가 고장 나 직접 통화가 불가능하다는 핑계를 대며, 저장되지 않은 낯선 번호로 A 씨와 문자를 주고받았다.
사칭범은 A 씨가 스마트폰 조작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점을 노려 "원격 걸어 주면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원격제어 프로그램 설치를 유도했다.
이 프로그램은 일반적으로 기업의 IT 원격 지원 등에 널리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자신의 폰에 까는 순간 사실상 게임은 끝난 상황. 스마트폰 제어권을 넘겨받은 사칭범은 기기 내에 저장된 A 씨의 개인정보와 금융정보, 신분증 사진 등을 빼냈다.
이어 이 정보를 이용해 A 씨 명의의 스마트뱅킹 앱에 접속한 뒤, 자신들이 관리하는 대포통장으로 총 6회에 걸쳐 300여만 원을 보내 가로챘다.
이후 A 씨는 진짜 자녀와 연락이 닿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러한 수법은 독립한 자녀를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을 파고들어, 무심결에 동의한 원격 앱 설치가 순식간에 금전 피해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자녀가 휴대전화 고장을 이유로 전화를 피하고 문자로만 연락해 온다면, 반드시 직접 만나서 상황을 파악하거나 다른 가족의 번호로 전화를 걸어 실제 안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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