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폭우→폭염' 오락가락 날씨…"여름 휴가 어쩌죠"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1년 만에 친한 친구 녀석과 친구 아들을 만나 같이 물놀이하려고 지난 토요일(18일) 워터파크 방문을 예약했는데 호우특보로 취소했어요. 그런데 막상 당일엔 화창하더군요"
폭염이 기승을 부리다가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고 다시 폭염이 예상되는 변덕스러운 장마철 날에 여름 휴가나 주말 나들이를 계획하는 시민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야외 일정을 모두 실내 활동으로 돌리거나, 반대로 일정을 취소했다가 당일에 비가 내리지 않아 낭패를 봤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2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제헌절 연휴 3일간 정체전선과 고기압 세력 변화 등의 영향으로 전국 곳곳에서 폭우가 쏟아지고 소강하기를 반복하는 날씨가 이어졌다.
천안에 거주하는 직장인 정 모 씨(31·남)는 "지난 18일 친구네와 함께 아산에 있는 한 워터파크에서 놀기로 했으나 업체 측에서 기상악화를 이유로 취소를 권고했다"며 "막상 당일엔 화창했지만 이미 등산하는 것으로 약속 장소를 바꿔 물놀이는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업체 입장에서도 예보에 의존해 방문객 안전을 살펴야 했을 거다. 이해는 한다"며 "충남만 화창했을 뿐 다른 지역은 수해가 심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직장 동료들과 대구로 야구 관람을 하러 갔다는 김 모 씨(32·남)는 "기상청 예보로 비가 온다는 것은 알았지만 어렵게 경기 티켓도 구한 터라 여행을 강행했다. 그런데 호우 긴급재난문자까지 와서 크게 당황했다"며 "계획대로라면 전통시장과 공원 등도 돌아볼 예정이었으나 비가 너무 와서 실내 위주로 돌아다녔다. 도보로 갈 수 있는 거리도 비 때문에 택시로 이동하는 등 지출도 늘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더니 여행 둘째 날인 토요일엔 강수 확률 100%라고 예보됐으나 또 비가 안 왔다"며 "비행기 값도 비싸져서 국내 여행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날씨가 이런 상황이면 그냥 여름휴가는 넘기고 날씨가 좋은 가을에 여행 가는 게 낫겠다"고 했다.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일정을 계획하기 까다로워 아예 장마철을 피해 여름 휴가를 다녀 왔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전주에 사는 직장인 서 모 씨(38·남)는 "더위를 피하는 '피서'지만 오히려 가장 더울 때는 가족 여행을 가지 않고 있다"며 "6월 말이나 7월 초에 일찌감치 휴가를 다녀오는 게 속 편하다"고 말했다.
다만 "날씨도 무난하고 사람도 적어서 좋기는 했지만, 한편으론 일반적인 주말에 연차 붙여서 쉬는 거랑 다를 바가 없어서 휴가 느낌은 크게 나지 않아 아쉽기도 했다"고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철 변덕스러운 날씨는 정체전선과 고기압의 세력 변화에서 비롯된다. 정체전선이 잠시 한반도에서 멀어지고 고기압이 자리를 잡으면 맑은 날씨와 강한 햇볕이 이어지며 폭염이 나타난다. 반대로 고기압이 물러나고 정체전선이나 저기압이 다시 접근하면 비구름대가 발달하며 집중호우가 발생한다.
대대적인 호우특보에도 지역별로 실제 날씨에 편차가 있었던 이유는 중규모 저기압이 비구름대 결집을 깨뜨린 탓이었다는 분석이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정체전선과 함께 형성된 소용돌이 형태의 중규모 저기압이 한쪽으로 비구름대를 몰아버리고, 다른 한쪽에선 비구름이 거의 흩어지는 경우가 생긴다"며 "인접한 지역끼리도 체감되는 날씨가 크게 달라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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