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 김보미의 '계란으로 바위 치기'…민주당 당권판 흔드나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1989년생 김보미 전 전남 강진군의회 의장이 당내 주류인 '86세대'와 유력 당권주자들을 거침없이 비판하며 선거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7일 마감된 민주당 전당대회 후보 등록 결과 당대표 선거에는 김민석·고민정·정청래·김보미·송영길 후보 등 5명이 도전장을 냈다.
만 36세로 당대표 후보 중 최연소인 김 전 의장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만 28세의 나이로 강진군의원에 당선됐다. 재선에 성공한 뒤 전국 최연소 기초의회 의장을 지냈으며, 올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민주당 강진군수 경선에서는 패배했다.
현역 국회의원도, 대규모 조직이나 뚜렷한 계파도 없는 원외 후보지만 당내 기득권과 세대교체 문제를 정면으로 꺼내 들면서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 전 의장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 당대표 후보 정견발표에서 김민석·정청래·송영길 후보 등 당내 86세대 주자들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그는 "당대표로 유력하신 세 분 모두 386으로 시작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만들었다. 깊이 존경하고 감사한다"면서도 "그렇다고 대한민국 정치를 40년, 50년 독점해야 할 권한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공지능(AI) 3대 강국에 진입해야 할 대한민국에서 화염병과 짱돌을 들고 싸우던 분들이 아직도 주축인 것이 맞는지 고민해야 한다"며 "686을 지나 786, 886까지 갈 것이 아니라 이제는 멋진 이별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직격했다.
특히 정청래 전 대표를 향해서는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물었다.
김 전 의장은 "책임져야 할 분이 오히려 한 번 더하겠다고 나왔다"며 "정 전 대표의 임기 동안 민주당은 미래의 문을 열지 못하고 과거의 벽에 가로막혀 퇴보했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의 강진군수 경선 결과를 언급하며 당의 공천 시스템도 비판했다.
그는 "당에서 찍으라는 후보를 찍지 않았다는 이유로 15% 감산을 받았다"며 "전과가 다수인 후보가 공천됐지만 본선에서 무소속 후보에게 패했다. 불공정이 빚은 대참사였다"고 말했다.

유력 당권주자들을 면전에서 비판하자 발표장에서는 환호와 야유가 동시에 쏟아졌다. 관련 영상이 짧은 영상 형태로 SNS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원외 후보였던 김 전 의장의 인지도도 단기간에 높아졌다.
김 전 의장이 지난 12일 개설한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이재명 대통령이 다음 날 팔로우한 사실도 알려지면서 관심이 더욱 커졌다.
거침없는 발언은 장외에서도 이어졌다.
김 전 의장은 지난 17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당선 가능성과 출마 명분을 따져 묻는 김어준 총수에게 "너무 꼰대 마인드로 바라보시는 것 아니냐"고 맞받았다.
김 전 의장을 향한 관심이 커지면서 재산과 가족 배경, 계파 등을 둘러싼 공세도 이어졌다.
김 전 의장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하루 동안 억대 자산가이자 부모의 배경으로 정치한다거나 이낙연계, 세작이라는 질문이 쏟아졌다"며 "올해 신고한 재산은 채무가 늘어 마이너스 9178만 원이고, 아버지는 오래전 군의원에 출마했지만 지금은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추미애 대표 시절 공천받고 이낙연 대표 시절 제명됐으며 이재명 대표 시절 복당한 제가 누구의 계파가 돼야 하느냐"며 "쫄지 않고 국민을 대변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의장이 현역 의원이나 중진 후보들과 비교해 조직력과 당내 기반이 취약한 만큼 실제 득표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계파와 조직에서 벗어난 직설적인 메시지가 청년층과 무당층, 기존 정치권에 피로감을 느끼는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예비경선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당대표 예비경선은 중앙위원 투표 35%, 권리당원 투표 35%, 국민여론조사 30%를 반영한다. 오는 21일 예비경선을 통해 당대표 후보 5명 중 3명이 본경선에 진출한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김 전 의장은 다른 후보들과 비교하면 조직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지만 SNS를 중심으로 일반 시민과 청년층에게 빠르게 이름을 알리고 있다"며 "온라인의 관심이 실제 여론조사와 당원 표심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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