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금리는 '껑충'…예금 금리는 '찔끔'[금리인상 후폭풍]③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금리 변화는 대출과 예금에서 크게 엇갈리고 있다. 시장금리 상승이 먼저 반영된 대출금리는 빠르게 오른 반면 예금금리는 소폭 인상에 그치면서 차주의 이자 부담은 커지고 예금자는 기대만큼의 이익을 얻기 어려운 상황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2.7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의 인상이자 이번 통화정책 사이클의 첫 긴축 전환이다.
기준금리 인상에 앞서 시장금리가 먼저 반응하면서 대출금리는 이미 오름세를 이어왔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16일 기준 연 3.88~7.49%로 집계됐다. 올해 초 6% 초반 수준이던 금리 상단은 은행채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7%대 중반까지 높아졌다.
변동형 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도 상승세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 6월 3.05%로 전월보다 0.15%포인트 오르며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에 따라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 주요 은행들은 변동형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잇달아 인상했다.
반면 예금금리 상승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디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1년 만기) 최고금리는 연 2.55~3.30% 수준이다. 일부 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전 예금금리를 0.1~0.2%p 올렸지만 대출금리 상승 폭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예금금리는 기준금리뿐 아니라 시장금리, 은행의 자금조달 여건과 수신 경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시중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예금을 유치할 필요성이 크지 않은 점도 예금금리 상승 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상승 속도가 달라지면서 예대금리차는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5대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하나은행이 1.41%로 가장 컸고, 신한은행(1.36%), NH농협은행(1.19%), KB국민은행(1.18%), 우리은행(0.98%)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예대금리차 확대가 곧바로 은행 수익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금리 상승기에는 신규 대출 수요가 둔화하는 데다 기존 차주의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연체율 상승 가능성도 함께 커지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늘어난 충당금과 리스크 관리 비용까지 감안해야 하는 만큼 예대금리차 확대를 단순히 수익 증가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면 은행이 이익을 보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연체율 상승과 리스크 관리 비용 증가가 함께 발생한다"며 "신규 대출도 줄어드는 만큼 은행 입장에서도 마냥 유리한 환경은 아니다"고 말했다.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차주의 이자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0.25%p 오를 경우 전체 차주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1조 8000억 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금융권에서는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기에는 예금과 대출 모두 자금 계획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팀장은 "예금 만기를 앞둔 고객이라면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분을 예금금리에 반영한 이후 가입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면 장기 예금보다는 중단기 상품으로 운용하는 전략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금리가 올랐다고 무조건 상환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최근에는 대출 규제가 강화돼 상환 후 다시 필요한 자금을 빌리기 어려울 수 있는 만큼 향후 자금 계획과 대출 가능 여부를 함께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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