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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기 사건'에 경찰 순환인사 확대…"보여주기식" 내부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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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오른쪽)과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찰 수사 내부비리 근절 및 민주적 통제 강화 방안 대국민 담화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7.1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정부가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경찰 순환인사를 확대하고 수사에 대한 내·외부 통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쇄신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갑작스러운 제도 변화가 현장에 미칠 영향과 실효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경찰관의 잘못을 조직 전체 책임으로 돌리는 건 부적절하다는 반발도 제기된다.

18일 경찰 등에 따르면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은 지난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찰 수사 내부 비리 근절 및 민주적 통제 강화'를 위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경찰 내부 유착과 수사 축소·은폐 의혹이 불거진 데 따른 것이다. 형사사법체계 개편으로 경찰의 수사 권한과 책임이 커지는 만큼 외부 통제 장치를 보완해야 한다는 요구도 반영됐다.

장윤기는 지난 5월5일 광주 광산구의 한 대학교 인근에서 귀가하던 이채원양(16)을 흉기로 살해하고 이를 막으려던 남학생도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검찰 보완수사 과정에서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의 아버지와 경찰 수사팀이 결탁해 성범죄 목적 살해 관련 증거를 확보하지 않거나 인멸하고 사건을 축소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

대책의 핵심은 지역 연고에 따른 유착을 막기 위한 인사 쇄신과 경찰 수사에 대한 내·외부 통제 강화다. 정부는 경찰 순환인사를 확대하고, 사건 관계인이 수사 관서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의 배우자나 직계 존·비속인 경우 즉시 관서장과 시도경찰청 지휘부에 즉시 보고하도록 하는 '상피제'도 도입한다.

또 국가수사본부장 직속으로 경찰관의 수사 비위를 전담하는 '내부비리수사대'를 신설하고, 국가경찰위원회 산하에 민간 중심의 '경찰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를 설치한다. 공소청 검사가 수사의 공정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 수사팀이나 수사관서 변경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전남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 관련 공무상비밀누설과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광산경찰서 소속 A 강력팀장이 8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6.7.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전남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쇄신 필요성에는 공감…"현장 여건 고려해야" 우려도



경찰 내부에서도 이번 사건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조직 차원의 쇄신에 나서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크지 않다. 경찰 고위 간부는 "경찰이 수사의 공정성과 책임을 강조해온 만큼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신뢰를 회복하려면 조직 차원의 쇄신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들도 "장윤기 사건에 대해선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정부 대책 취지에 공감했다.

다만 이번 쇄신안이 인사와 수사 통제 전반을 아우르는 고강도 대책인 만큼 현장에 미칠 변화를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특히 생활권과 직결되는 순환인사 확대를 두고 내부 반발이 거센 분위기다.

현재 근속 기간에 따라 시도 간 순환보직을 하는 계급은 경찰서장을 주로 맡는 총경이다. 총경은 같은 시도경찰청에서 3년간 근무하면 다른 시도로 전보된다. 경정 이하에는 전국 단위 순환보직 규정이 없다. 경감 이하 인사는 각 시도경찰청이 맡고 있고, 대부분 관할 안에서 경찰서나 부서를 옮긴다.

서울 지역의 한 경찰관은 "서울은 관서와 생활 인프라가 많아 이동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지만 비수도권에서는 근무지가 바뀌면 주거나 가족생활에 상당한 불편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총경급 경찰도 "지역별 근무 여건과 담당 업무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민생 치안을 주 업무로 하는 일선 경찰관의 경우 (순환근무가) 오히려 현장 대응력과 전문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상피제 도입을 두고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이해관계가 있는 경찰관을 수사에서 배제할 필요성은 분명하지만, 경찰이 사건 관계인의 가족관계를 일일이 확인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장윤기 사건에서 문제가 된 피의자 가족인 현직 경찰관과 수사팀 사이의 과거 근무 인연이나 사적 친분은 파악하기가 더욱 쉽지 않다. 한 경찰관은 "당사자 자진 신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수사 통제' 권한·절차가 관건…직협 "감정 편승한 보여주기식"



국가경찰위원회 산하 민간 중심 조사기구는 조사 권한과 전문 인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으로 꼽힌다. 시민감찰위원회와 반부패협의회 등 유사한 기구를 만들었으나 제대로 정착시키지 못한 전례가 있어서다. 국수본 직속에 꾸릴 내부비리수사대 역시 기존 감찰 기능을 통합·재편하는 수준에 그치면 차별화된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 경찰청 간부는 "단순히 새로운 이름의 기구를 하나 만드는 데 그쳐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민간 중심의 외부 기구에 대해 "수사 체계를 이해하는 전문 인력을 확보해야 하는 게 중요하다"며 "어느 범위까지 수사 자료를 들여다볼 수 있는지, 조사 결과가 경찰에 어느정도 구속력을 가질지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검사에게 수사팀 변경 요청권을 주는 방안도 쟁점이다. 검사가 사건 내용을 가장 잘 아는 외부 주체인 만큼 수사의 공정성 여부를 판단하는 데 적절하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검사 요청이 있으면 수사팀을 반드시 교체해야 하는 것인지, 경찰 내부 심의나 승인 절차를 거치도록 할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한 경찰청 관계자는 "수사팀 교체 절차와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다른 기관에 수사팀을 변경할 권한까지 주는 것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지난 16일 성명을 내고 이번 대책을 정면 비판했다. 직협은 "단 하나의 사건을 이유로 경찰 전체를 잠재적 비리 집단으로 규정하고 경찰 조직 전반을 통제와 규제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정의로운 개혁이 아니라 감정에 편승한 보여주기식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13만 경찰 전체를 희생양으로 삼는 개혁은 성공할 수 없다"며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진정한 개혁에는 적극 협력하겠지만 경찰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훼손하는 일방적인 정책에는 전국 경찰관들과 함께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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