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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 막고 전기 만들고…방음터널의 1석2조 변신[넷제로케이스스터디]

등급아이콘 레벨아이콘 관리자 0 99 06:02
[편집자주] 녹색전환·탄소배출 저감은 거대한 과제이지만 동시에 할 수 있는 데에서부터 구체적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이기도 합니다. 머니투데이가 탄소배출 저감과 에너지전환을 향해 가는 '현재 진행형' 사례들을 매주 소개합니다.

대야지하차도 상부에서 본 방음터널 일체형 태양광 발전시설의 일부/사진=권다희 기자
지난 10일 경기 군포시 부곡동 대야지하차도. 차량이 쉴 새 없이 오가는 도로 위로 검은색 태양광 패널이 약 380m에 걸쳐 이어졌다. 언뜻 보면 방음터널 위에 태양광 패널을 얹은 듯하지만, 이곳에서는 패널 자체가 터널의 천장을 이루는 방음판 역할을 한다.

기존 방음터널의 철제 골격은 그대로 남겨 두고 화재에 취약했던 천장 방음판만 철거한 뒤 차음과 화재 안전, 발전 기능을 모두 갖춘 태양광 일체형 방음판으로 교체했다. 기존 도시시설에 새로운 부지를 더하지 않고 전기를 생산하는 기능을 더한 것이다.

군포시 관계자는 "신설 방음터널 위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사례는 있었지만, 기존 터널의 틀을 활용해 방음판 자체를 태양광 일체형으로 바꾼 것은 전국 첫 사례"라고 말했다.



화재 취약 방음판 교체하며 발전 기능까지



사업의 출발점은 2022년 12월 발생한 과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였다. 이후 정부가 화재에 취약한 방음판을 교체하도록 하면서 대야지하차도도 교체 대상에 포함됐다.

군포시는 당초 일반 방음판으로 교체할 계획이었다. 전액 시비로 약 50억원이 필요한 사업이었다. 하지만 낡은 방음판을 단순히 새 제품으로 바꾸는 대신 같은 공간에서 전기까지 생산하는 방안을 택했다.

대야지하차도에 설치된 태양광발전 설비의 용량은 925㎾다. 군포시가 기존 방음판 철거와 기초·안전시설 설치를 맡고 민간 사업자가 발전시설을 설치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전체 사업비는 68억원으로 일반 방음판 교체보다 많지만, 경기도 공모사업비 22억원과 민간투자 16억원을 확보하면서 군포시가 부담한 예산은 30억원으로 줄었다. 당초 계획보다 시비 약 20억원을 절감한 셈이다.

시는 발전사업자에게 임대료도 받는다. 기존에는 차량 소음을 차단하는 기능만 했던 시설이 전력과 임대수익을 함께 생산하는 자산으로 바뀌었다.

대야지하차도와 연결되는 삼성지하차도에서는 다른 방식의 태양광발전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대야지하차도가 기존 터널의 방음판을 발전설비로 교체한 사례라면, 삼성지하차도는 방음터널을 새로 건설한 뒤 상부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방식이다. 설비용량은 404㎾의 발전설비가 이달 준공을 앞두고 있다.

자료제공=군포시



전기도 만들고 경관도 개선



태양광 일체형 방음판은 도심에서 태양광발전 부지를 찾기 어렵다는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별도의 토지를 매입하거나 건물을 새로 지을 필요 없이 이미 존재하는 도로와 방음터널을 발전시설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설치 전에는 주변 주민 일부가 태양광 패널이 아파트에서 보이거나 경관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실제 설치된 뒤에는 오히려 기존 방음판보다 깔끔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군포시 관계자는 "일반 방음판은 시간이 지나면 먼지가 끼고 누렇게 변해 미관이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며 "태양광 일체형 방음판을 설치한 모습을 본 주민들 사이에서는 예상보다 깨끗하고 경관도 더 나아졌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말했다.

도로 소음을 차단해야 하는 기존 시설에 전기를 만드는 기능을 추가하면서 공간의 가치를 높이고 경관까지 개선한 '1석2조' 효과다. 2025년 올해의 토목구조물 은상을 받은 배경이기도 하다.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대야지하차도- 삼성지하차도 측면 모습/사진=권다희 기자



소문 난 방음터널 태양광…지자체 문의 이어져



기존 도시시설의 쓰임을 확장한 대야지하차도 사례는 별도의 발전 부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다른 도시에도 적용 가능한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이 사례가 알려지면서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방문과 문의도 이어지고 있는 배경이다.

이미 안양시, 과천시, 전남광주통합특별시(방문시점에는 광주광역시) 등이 이 곳을 찾았고, 직접 방문하지 않은 지자체 중에서도 사업 구조와 민간투자 방식에 대한 자료 요청을 해 왔다.

군포시 관계자는 "신규 태양광발전 부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도시 지역이 기존 방음터널이나 도로시설을 활용하는 방식에 관심을 갖게 되는 듯하다"며 "일반 태양광보다 설치비가 비싸지만, 공모사업과 민간투자를 결합하면 적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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