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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유일 공공커피박물관 존폐 기로…"기증자 예우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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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원동화 기자 = "부산시를 믿고 40년 동안 모은 커피 유물을 기증했는데, 이 유물들이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습니다."

전국 유일의 공공커피박물관인 부산 국제커피박물관이 부산해사국제상사법원 임시청사 조성으로 존폐 기로에 놓였다. 박물관이 입주한 부산 동구 문화플랫폼 시민마당(옛 부산진역사)이 임시청사로 활용되면서 올해 말 운영 종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뉴시스와 만난 이혜영 국제커피박물관장은 "기증자에 대한 예우도, 기증품에 대한 존중도 부족하다"며 "부산시가 공공박물관의 가치를 책임 있게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장과 남편은 지난 40여 년간 세계 각국을 돌며 희귀 커피 추출기구와 커피 유물 2000여 점을 사비로 수집했다. 1980년대 영국에서 제작된 대형 사이펀을 비롯해 다양한 추출 방식의 커피 기구 등 국내에서 보기 어려운 유물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들은 지난 2022년 이 유물들을 부산시에 기증했고, 국제커피박물관은 동구 문화플랫폼 시민마당에 문을 열었다. 현재는 동구가 위탁 운영하고 있다.

이 관장은 "해운대구 등 여러 지자체와 협의를 거쳐 우여곡절 끝에 동구에 자리 잡았다"며 "공간이 협소해 박물관이라기보다 수장고에 가까운 점은 아쉽지만 공공박물관이라는 의미 하나로 운영해 왔다"고 말했다.

국제커피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공공커피박물관이다. 무료로 운영되며 바리스타 교육과 커피 추출 체험, 커피 아카데미, 시민 문화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교육청의 진로체험 프로그램과 연계해 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바리스타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문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이 관장은 "외국 관광객들이 전시 유물을 보고 놀라는 경우가 많다"며 "세계적으로도 이 정도 규모의 커피 유물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곳은 드물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부산해사국제상사법원 임시청사로 문화플랫폼 시민마당을 선정하면서 박물관은 이전 위기에 놓였다.

이 관장은 "아직 동구청으로부터 공식 공문은 받지 못했고 언론을 통해 위탁 종료 가능성을 접했다"며 "계약서에도 상호 협의를 통해 계약을 종료하도록 돼 있는데 사전 협의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박물관 기증 당시 지역 곳곳에 보관하던 수장고를 정리하며 관련 부동산도 처분했다고 밝혔다.

이 관장은 "부산시를 믿고 기증했는데 유물을 둘 곳조차 없어질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앞으로 어느 누가 공공기관을 믿고 귀중한 문화유산을 기증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제커피박물관은 단순한 전시공간이 아니라 부산의 커피 문화와 도시 브랜드를 알리는 문화 인프라"라며 "부산시가 책임지고 대체 공간을 마련해 박물관이 계속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 시민사회도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시민단체 '미래사회를준비하는시민공감'은 지난 8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커피박물관을 부산시 차원의 공공문화자산으로 지정하고 지속 가능한 운영 방안을 마련할 것을 부산시에 요구했다.

또한 오는 22일 시민공감은 지속가능한 국제커피박물관 발전방안을 위해서 전문가 정책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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