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성·호주 김규성’ 나란히 불방망이 실화? 홈런·멀티 히트·도루까지 ‘펄펄’…박찬호 떠난 자리 메울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FA로 이적한 박찬호(두산 베어스)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KIA 타이거즈가 연습경기에서 가능성을 봤다.
일본 가고시마현 아마미오시마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KIA는 20일 자체 연습경기를 진행했다. 경기는 5회까지 진행됐으며, 원정팀이 5회 3득점을 앞세워 4-3 역전승을 거뒀다.
결과 이상으로 관심을 끈 건 내야수들의 활약상이다. KIA는 팀의 ‘원클럽맨’이던 박찬호가 이번 오프시즌 FA 자격을 얻은 뒤 두산과 4년 80억 원에 계약하며 팀을 떠났다. 주전 유격수를 새로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캠프로 향했다.
현재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차출된 김도영이 유격수를 겸업하는 것을 검토 중인 상황. 하지만 주전 3루수인 김도영에게 너무 많은 일을 맡기는 것도 문제가 된다. 다른 선수들이 짐을 나눠 들어야 한다.

그 중심에 있는 선수가 호주 국가대표 내야수 제리드 데일이다. 2000년생 유틸리티 내야수인 데일은 호주야구리그(ABL) 멜버른 에이시스에서 오래 활약했고, 지난해에는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팔로즈의 육성 외국인 선수로 합류했다.
NPB 2군에서는 4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7 2홈런 14타점 OPS 0.755를 기록했고, 이번에 아시아 쿼터 제도 신설과 함께 KIA 유니폼을 입었다. 10개 구단 아시아 쿼터 선수 중 유일한 유수라는 점에서 KIA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다.
다만 팬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내야 전 포지션을 볼 수 있다지만 타격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남기지 못했고, 수비 역시 다소 불안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KIA에서 비슷한 입지에 놓인 김규성과 비교하며 ‘호주 김규성’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그런데 이번 연습경기에서 데일은 좋은 경기력으로 희망을 안겼다. 원정팀 1번 타자-유격수로 나선 데일은 1회부터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한 뒤 곧바로 2루 도루를 성공시켰고, 이어진 윤도현의 좌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렸다.
5회에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중전 안타를 날렸고, 이를 기점으로 원정팀 타자들이 이준영을 무너뜨리며 역전에 성공했다. 데일은 3타수 2안타 1도루 2득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다만 4회 주효상의 타석에서 나온 포구 실책은 ‘옥에 티’다.

공교롭게도 ‘호주 김규성’과 함께 ‘원조 김규성’도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홈팀의 7번 타자-3루수로 나선 김규성은 3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며 홈팀의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김규성은 2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현수를 상대로 우월 솔로포를 터뜨려 경기를 1-1 동점으로 만들었다. 득점권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5회에는 중전 안타로 나성범을 불러들이며 타점을 추가했다.

2016 KBO 신인드래프트 2차 7라운드 전체 63순위로 KIA에 입단한 김규성은 2020년 1군에 데뷔했다. 지난해까지 통산 486경기에서 타율 0.210 9홈런 46타점 14도루 OPS 0.566을 기록하는 등 타격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남기지 못했다.
그나마 다양한 포지션에서 두루 준수한 수비력을 발휘했고, 주루 능력도 좋아 백업 요원으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타격 역시 데뷔 초와 비교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연습경기에서 초장부터 홈런을 날리며 기대감을 키운다.
데일과 김규성이 정규시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KIA는 박찬호의 공백을 줄이고 다시금 대권 도전에 나설 수 있다. 주전 유격수에 관한 이범호 감독의 고민을 ‘두 명의 김규성’이 지워낼 수 있을까.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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