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통산 0홈런’ 내야수가 정우주 무너뜨리다니…실책 앞서 나온 스리런포, ‘문거양’ 비판 씻어내는 신호탄 될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1군에서 한 번도 홈런을 쳐낸 적이 없는 선수가 정우주(한화 이글스)를 무너뜨렸다.
삼성 라이온즈 양우현은 20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의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 출전했다.
벤치에서 출발한 양우현은 삼성이 0-1로 밀리던 4회 말 이해승의 타석에 대타로 들어섰다. 1사 1, 2루 기회에서 정우주를 상대로 치열한 승부를 이어갔고, 6구 몸쪽 깊게 들어온 공을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이 홈런 한 방으로 삼성은 3-1로 승부를 뒤집었고, 끝내 4-3으로 이겼다. 결과적으로 양우현의 홈런이 결승타가 되며 삼성은 오키나와 캠프에서 치르는 첫 연습경기에서 승전고를 울렸다.
지난해 리그 최고의 패스트볼 구위를 자랑하고, 네이버 K-베이스볼 시리즈 평가전에서는 일본 타자들까지 꽁꽁 묶은 정우주다. 1군 통산 홈런이 ‘0’인 양우현이 그런 정우주를 공략하리라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양우현은 충암고를 졸업하고 2019 KBO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22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후 2년 동안 1군에서 8경기 출전에 그치며 프로의 벽을 절감했다. 그나마 2020년 퓨처스리그 61경기에서 OPS 0.723을 기록하며 발전하는 모습이 나왔다.

그런데 시즌 후 구설수에 올랐다. 팀 동료 신동수가 SNS 비공개 계정에서 팀 선후배와 코치진, 타 팀 선수들을 비하하고 온갖 혐오 발언까지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 양우현은 신동수에게 동조하는 듯한 댓글을 단 것이 확인돼 문제가 됐다.
그나마 발언의 수위가 극히 낮아 벌금만 내고 끝났지만, 신동수의 코치 비하에 동조한 것은 사실이라 팬들의 민심은 그를 떠났다. 여기에 상무 입대 심사에서 탈락했고, 끝내 현역으로 군대를 다녀오며 공백기를 가졌다.
양우현은 2023시즌을 앞두고 선수단에 복귀했다. 2군에서는 꾸준히 좋은 타격감을 보였으나 1군에서의 성과로 이어지진 않았다. 지난해 종종 백업으로 기회를 얻었으나 14경기에서 타율 0.188(16타수 3안타) OPS 0.438을 기록한 것이 전부다.
1군 통산 성적은 29경기 타율 0.113(53타수 6안타) 5타점 OPS 0.277이다. 홈런은 하나도 없고 장타도 2루타 하나를 쳐낸 것이 전부다. 백업 경쟁에서도 앞서간다고 보기 힘들었는데, 그런 선수가 연습경기라고는 하나 정우주를 공략해 대포를 가동한 것이다.

양우현이 홈런을 날리며 내야 백업 경쟁에도 불이 붙을 전망이다. 삼성은 양도근이 상무에 입대하긴 했으나 김재상이 돌아왔고, 베테랑 전병우도 건재하다. 동갑내기 이해승과 영건 심재훈 등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양우현이 타격에서 두각을 드러낸다면 백업 경쟁에서 조금이나마 앞서나갈 수 있다. 물론 이날도 홈런 직후 수비에서 ‘알까기’ 실책을 범하며 과제를 남겼지만, 정우주를 공략한 그 모습을 꾸준히 이어간다면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
삼성은 드래프트 당시 양우현을 선택하면서 ‘국대 내야수’로 성장한 문보경(LG 트윈스)을 포기했다. 이로인해 소위 ‘문거양(문보경 거르고 양우현)’으로 불리며 계속 비교당하는 중이다. 문보경이 활약할 때마다 좋지 않은 쪽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이미 격차가 크게 벌어졌지만, 양우현에게도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간의 비판을 씻어내기 위해서는 일단 백업 경쟁부터 이겨내야 한다. 이번 홈런이 그 신호탄이 될지 눈길이 간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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