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골도, 반월판도 없지만"...'부상으로 1,100일째 이탈' 한때 '제2의 메시'로 불렸던 천재의 고백 …

[SPORTALKOREA] 황보동혁 기자= "나는 아직도 돌아오고 싶다. 정말로. 그래서 오늘도, 내일도, 다시 훈련을 한다"
1994년생인 제라르 데울로페우는 한때 바르셀로나가 리오넬 메시의 뒤를 이을 재능으로 기대를 모았던 선수다. 바르셀로나 유스 라 마시아에서 성장한 그는 2011년 1군 데뷔전을 치르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출전 기회를 늘리기 위해 2013년 에버턴, 2014년 세비야로 임대를 떠나 경험을 쌓았고 2015년 에버턴으로 완전 이적하며 바르셀로나와 결별했다. 에버턴 이적 첫 시즌에는 공식전 33경기 4골 11도움을 기록하며 핵심으로 자리 잡았지만 점차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을 보여줬고, 2017년 겨울 AC 밀란으로 임대를 떠났다.

그리고 이탈리아 무대에서 데울로페우는 공식전 18경기 4골 3도움을 올리며 반등했고, 이 활약을 바탕으로 바르셀로나가 2017/18시즌을 앞두고 바이백 조항을 발동해 그를 다시 데려왔다. 그러나 복귀는 오래가지 못했다.
시즌 초반 잠시 주전으로 기용됐지만 경쟁에서 밀리고 잔부상이 겹치며 입지를 잃었고, 결국 반 시즌 만에 왓포드로 임대를 떠났다.
왓포드에서는 두 시즌 반 동안 공식전 70경기 17골 10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하지만 2019/20시즌 리버풀전에서 전방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당했고, 이후 팀이 강등되자 우디네세로 이적했다.

부상 여파로 쉽사리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2021/22시즌에는 공식전 35경기 13골 5도움으로 재기에 성공한 것 처럼 보였다. 그러나 2022년 11월 다시 부상을 당해 장기 이탈했고, 2023년 1월 수술 이후 회복 과정에서 연골 감염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며 커리어는 다시 한 번 큰 위기를 맞았다.
그리고 그때부터 데울로페우의 시간은 사실상 멈춰 섰다. 영국 ‘BBC’는 15일(한국시간) ‘3년이 지난 지금도, 데울로페우는 ‘기적’ 같은 복귀를 위해 싸우고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그의 현재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데울로페우는 무려 1,100일 넘게 공식 경기에 나서지 못한 채, 매일 재활 훈련에 매달리고 있다.

그리고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매일 체육관에서 흘리는 땀 한 방울, 한 방울이 나를 기적에 더 가깝게 만든다고 믿는다”며 “나는 아직도 역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단순한 십자인대 부상이 아니었다. 그는 이미 한 차례 ACL 부상을 이겨내고 복귀한 경험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수술 이후 발생한 감염이 무릎 연골을 갉아먹으며 상황을 훨씬 복잡하게 만들었다.
데울로페우는 “검사를 받을 때마다 연골 상태가 점점 나빠지는 걸 봤다. 결국 뼈와 뼈가 맞닿는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심지어 한때는 아이들과 함께 걷는 것조차 힘들었고, 차를 운전하는 것도 불가능했던 시기도 있었다.

그는 “그때는 축구 선수가 아니라, 일상 자체를 잃은 느낌이었다. 개인적인 삶을 전부 잃어버린 기분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우디네세와의 계약은 종료됐지만, 구단은 그에게 재활 시설을 계속 제공했고, 데울로페우는 매일 3~4시간씩, 주 5일 이상 재활과 근력 강화 훈련에 매달리고 있다. 그는 “지난 6개월 동안은 오직 ‘근육, 근육, 근육’만 생각했다. 근육이 강해질수록 무릎 통증은 줄어든다”며 “이제 다시 달릴 준비는 됐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다만 현실은 여전히 냉정하다. 데울로페우는 “연골도 없고, 반월판도 없는 상태에서 몸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아직 모른다. 그건 직접 부딪혀 봐야 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했다.

그에게 가장 큰 버팀목은 가족이다. 그는 “집이 평화롭고, 사랑이 있어야 매일 훈련장에 나갈 수 있다. 아이들이 자라는 걸 보는 게 나에게 가장 큰 힘”이라며 “아이들이 ‘아빠 언제 복귀해?’라고 물을 때마다, 다시 그라운드에 서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과거 아킬레스건 괴저로 600일 넘게 결장하고도 복귀에 성공한 산티 카솔라의 사례를 언급하며 “그의 복귀는 나에게 엄청난 영감을 준다. 지금 내가 겪는 고통이 어떤 건지 이제는 정말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바르셀로나, AC 밀란, 에버턴, 세비야, 왓포드, 우디네세를 거치며 유럽 무대에서 350경기 이상을 소화했고, 스페인 국가대표 유니폼도 입었던 데울로페우는 “만약 이런 부상이 젊었을 때 왔다면 커리어는 끝이었을 것”이라며 “그래도 나는 이미 꿈 같은 커리어를 살았다. 이제 다시 뛸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고, 아니더라도 후회는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나는 아직도 돌아오고 싶다. 정말로. 그래서 오늘도, 내일도, 다시 훈련을 한다"며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사진= SNS 갈무리, 게티이미지코리아, 데울로페우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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