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투수들 감정 표현 과해" 스스로 멋있다는 생각?→영리하게 투구해야 해...야구 선배들의 일침 …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 "투수가 긁히면 안 된다."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했던 '우완 에이스' 윤석민(전 KIA 타이거즈)이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사이버 윤석민'에 출연한 곽빈(두산 베어스)에게 선발 투수가 갖춰야 할 자세에 대해 조언을 건넸다.
이들은 먼저 지난해 9월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에 선발 등판한 곽빈이 외인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삼진으로 처리한 뒤 포효했던 장면을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곽빈은 4-0 리드를 안고 5회 말 마운드에 올랐다. 2사 1, 3루 실점 위기에서 에레디아를 상대한 곽빈은 124km/h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때 곽빈은 보기 드문 포효로 감정을 드러내 화제를 모았다.

곽빈은 포효했던 이유에 대해 앞선 3회 타석을 언급했다. 곽빈의 초구에 크게 방망이를 휘두른 에레디아는 홈런인 줄 알고 천천히 걸어갔고, 이를 지켜본 곽빈은 "거기서 살짝 긁혔었다"라며 "그때 승부욕이 올라와서 다음 타석에서 마주했을 때 포효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윤석민은 "긁히면 안 된다"라며 단호하게 얘기했다. 이어 "타자를 긁히게 만들어야지 네가 긁히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윤석민은 자신이 프로 무대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 곽빈에게 조언을 건넸다. 그는 "마운드에서 제스처가 심한 투수들은 항상 그 다음 이닝에 실점한다. 그게 투수의 평정심이 깨지는 거다. 갑자기 심박이 빨라지고 아드레날린이 분출됐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발 투수가 갖춰야 할 자세에 대해 짚었다. 윤석민은 "마운드에서는 항상 차분해야 하고, 가라앉아 있어야 한다. 그래야지 내가 원하는 곳에 (공이) 잘 들어가고 냉정하게 나를 컨드롤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한번 상기가 돼버리면 쉽게 안 가라앉는다. 가라앉히려고 해도 잘 안된다"라며 흥분된 마음이 제구를 방해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경험담도 풀어놨다. 윤석민은 "나도 포효해 봤다. 마운드에서 포효하고 내려오니 관중의 환호까지 더해져 더그아웃에서 닭살이 돋았다. 또 스스로 멋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돌아봤다.
계속해서 "이후 마운드에 올라가니 갑자기 흔들렸다. 잘 되던 스트라이크도 안 됐다. 평소라면 볼을 던져도 평정심을 유지했을 텐데, 한번 상기가 됐다가 볼을 던지니까 갑자기 내 자신이 불안해지더라"라고 했다. 이어 "곰곰이 되짚어 보니 결국엔 세리머니가 문제였다"고 말했다.
이후 윤석민은 감정 표현을 자제했다고 전했다. 오히려 타자가 타석에서 과한 반응을 보일수록 자신은 더 차분한 표정을 유지하려 했다고 한다. 윤석민은 "타자를 놀려야 한다. 마운드에서 에이스 마인드를 장착하고 영리하게 투구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윤석민의 발언은 과거 한화 이글스 양상문 투수 코치가 정우주를 향해 "웃지 말라"라고 조언을 건넸던 일화를 연상케 한다. 양 코치는 정우주에 대해 "처음 왔을 때는 실실 웃었다"고 밝혔다. 양 코치는 "그래서 내가 ‘웃지 말라’고 했다”라며 “웃는 게 여유가 아니다. 상대가 보기에는 오히려 우습게 보일 수 있다”라고 정우주에게 쓴소리를 날렸다.
투수들의 감정 표출을 둘러싼 논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마무리로 활약한 오승환(전 삼성 라이온즈) 역시 최근 선수들의 마운드 위 감정 표현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내놨다. 오승환은 ‘요즘 후배 투수들의 감정 표현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조금 과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결국 야구 선배들이 강조하는 메시지는 하나다.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경기 흐름과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냉정함과 평정심이다.
사진=두산 베어스·KIA 타이거즈 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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