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¼자주포’ 값에 김범수는 떠났다, 한화 좌완 필승조는? 왕옌청은 ‘검증 필요’, 유망주들 언제까지 불펜으로 써야 할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지지부진한 협상 끝에 한화 이글스는 결국 좌완 필승조 한 명을 보낸 채 2026시즌을 맞이한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21일 “투수 김범수와 계약 기간 3년, 총액 20억 원(계약금 5억 원, 연봉 12억 원, 인센티브 3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다”라고 알렸다. 이리하여 해를 넘겨서도 협상이 지지부진하던 김범수는 정든 한화를 떠나게 됐다.
김범수는 북일고를 졸업하고 2015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한 ‘성골 유망주’다. 입단 초기부터 최고 153km/h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지는 차세대 좌완 선발 자원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한동안 제구 불안에 시달리며 아쉬움을 남겼다.

불펜 이동 후 조금씩 입지를 확보하던 김범수는 올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좌타자 상대 ‘원 포인트 릴리프’ 역할을 맡으며 73경기 48이닝 2승 1패 2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데뷔 후 3점대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9이닝당 볼넷(4.13개)도 데뷔 후 가장 낮았다. 덕분에 WHIP(이닝당 출루 허용) 역시 ‘커리어 하이’인 1.08에 그쳤다. 그런데 피안타율도 0.181로 처음 1할대에 진입하는 등 세부지표도 좋았다. 흐름을 이어 포스트시즌에서도 준수한 투구를 펼쳤다.
이에 FA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지만, 정작 시장이 열리니 해를 넘겨서도 계약을 맺지 못하며 ‘미아’가 될 위기에 처했다. 타 구단은 보상 선수 규정 등을 이유로 계약 추진을 부담스러워했고, 한화는 샐러리 캡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김범수는 팀 선배 김태균이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운동부 둘이 왔어요’에서 FA 관련 이야기를 나누며 “저는 K9 자주포 한 대면 될 것 같다. 한 80억 한다고 하더라”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결과적으로는 자주포값의 ¼에 극적으로 도장을 찍을 수 있었다.

김범수가 결국 KIA로 향하며 한화의 향후 행보에도 눈길이 간다. 시장에서 박한 평가를 받은 것과 별개로 김범수가 지난해 좌완 필승조로 활약하며 팀의 2위 안착에 힘을 보탠 것은 사실이다. 한화는 불펜 구상을 새로 해야 한다.
문제는 팀 내 다른 좌완 자원들에 ‘물음표’가 많이 붙어 있다는 점이다. 일단 아시아 쿼터 슬롯을 활용해 대만 국적 좌완 투수 왕옌청을 일본프로야구(NPB) 도호쿠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영입해 왔다.
최고 154km/h의 속구를 던지는 선수고, NPB 2군 무대에서 선발 투수로 경쟁력을 보였다. 다만 애초에 불펜이 아닌 5선발로 기용될 가능성도 있고, 환경이 다른 한국에서도 통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검증이 더 필요하다.

지난해 불펜으로 66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3.76으로 선전한 조동욱도 있다. 2024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한 황준서 역시 지난해 불펜으로 이동한 후 더 나은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하지만 아직 ‘필승조’로는 검증되지 않은 어린 선수들이다.
무엇보다도 황준서와 조동욱 모두 장기적으로 선발 투수로 안착해야 하는 유망주다. 류현진이 여전히 좋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지만, 40대를 바라보는 만큼 후계자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시기다. 조동욱과 황준서를 언제까지고 불펜으로만 던지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유튜브 '운동부 둘이 왔어요'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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