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3.6배 올랐다, 그런데 주전 자리 안갯속? “다 경쟁” 감독이 천명…오명진은 후반기 아쉬움을 극복할 수 있을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연봉이 무려 3.6배나 올랐다. 억대 연봉자 반열에도 들었다. 그런데 주전 자리는 ‘물음표’다. 오명진(두산 베어스) 이야기다.
두산 베어스는 2026시즌 연봉 재계약 대상자 59명과 계약을 마쳤다고 20일 알렸다. 이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인상액과 인상률을 기록한 선수가 바로 오명진이다. 3,100만 원에서 8,100만 원 오른 1억 1,200만 달러에 사인했다. 인상률은 261.3%에 배율로는 약 3.6배다.
오명진은 2020 KBO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에서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입단 초기 수비는 다듬을 것이 많으나 타격은 재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프로 5년 차임에도 최저연봉에 가까운 돈을 받았을 정도로 1군에서 보여준 성과는 적었다.
오죽하면 2024년 6월 30일 SSG 랜더스전에서 9회 말 2사 1, 2루 기회에서 대타로 시즌 첫 1군 출전을 소화해 삼진으로 물러난 것이 가장 이름을 크게 알린 장면이었을 정도다. 이는 이승엽 전 감독의 야수진 운용을 비판하는 근거로도 쓰였다.

그런 오명진은 지난해 날아올랐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407(27타수 11안타)로 타격왕 타이틀을 따냈다. 정규시즌 초 1할대 타율로 허덕였으나 2군을 다녀온 후 감을 잡고 감도 높은 타격 능력을 선보였다. 수비도 눈에 띄게 발전하며 ‘복덩이’로 자리매김했다.
전반기 오명진은 타율 0.290 3홈런 32타점 OPS 0,759를 기록했다. 볼넷이 다소 적긴 해도 2루수와 유격수, 3루수 등 여러 포지션을 오가면서 준수한 타격 성과를 남기며 두산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첫 풀타임 시즌의 영향인지 후반기 들어 급격한 침체에 빠졌다. 타율 0.211 1홈런 9타점 OPS 0.549로 침묵했다. 128타석에서 삼진을 43개나 당할 정도로 컨택과 선구안이 모두 무너진 것이 눈에 띄었다.

이리하여 실질적인 본인의 1군 데뷔 시즌은 107경기 타율 0.263 4홈런 41타점 OPS 0.687의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1군 통산 성적이 9타수 무안타였던 센터라인 내야수가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 낸 성적임을 고려하면 준수하다. 다만 전반기의 활약이 워낙 좋았기에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나 후반기에 보여준 무시무시한 삼진 페이스가 걸림돌이다. 이러다 보니 시즌 종합 성적 기준으로 27볼넷/94삼진이라는 매우 좋지 않은 볼넷·삼진 비율이 기록됐다. 발전하기 위해서 꼭 극복해야만 하는 치명적인 약점이 노출된 셈이다.

그래서일까, 오명진은 억대 연봉에 진입하고도 주전 자리를 보장받지 못했다. 김원형 두산 감독은 지난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창단 기념식 이후 취재진을 만나 내야진 구상을 밝히며 2루수를 두고 ‘집단 경쟁’이 펼쳐질 것을 예고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김 감독은 “일부 포지션을 제외하고 다 경쟁”이라며 “박준순, 오명진, 이유찬, 강승호가 2루수 자리를 두고 경쟁해야 한다. 주전이 딱 정해져 있는 게 좋을 수 있지만, 비슷한 기량을 가진 선수가 많다는 것도 긍정적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박준순은 지난해 1년 차임에도 인상적인 타격 기량을 선보였다. 이유찬은 수비와 주루에서 확실한 강점이 있는 데다 2024년 좋은 성과를 남긴 바 있다. 강승호 역시 경험이 풍부한 데다 소위 ‘고점’이 터지면 리그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자랑한다.
만만찮은 경쟁자들이지만, 지난해 활약만 보면 오명진이 비교적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과연 ‘무한 경쟁 지옥’을 뚫고 오명진이 억대 연봉자의 가치를 제대로 보여줄지 눈길이 간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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