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6.19’ 부진+세부 지표에 발목 잡혔나, ‘보상 선수 X’인데 아직도 미계약…되풀이되는 홍건희의 ‘2년 전 겨울’

[SPORTALKOREA] 한휘 기자= 과연 홍건희는 2년 전을 연상케 하는 추위를 언제쯤 떨쳐낼 수 있을까.
FA 시장이 열린 후 각 구단의 물밑 협상이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17일, 두산 베어스는 “홍건희가 옵트 아웃(선수가 계약을 중도 해지) 조항을 발동하겠다고 구단에 알렸다”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홍건희는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돼 무소속 신분이 됐다.
홍건희는 지난 2024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최대 4년 24억 5,000만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총액 21억 원, 인센티브 5,000만 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이 옵트 아웃 조항이었다.
첫 2년 동안 최대 2년 9억 5,000만 원을 받고, 옵트 아웃을 선언하지 않으면 남은 2년 동안 15억 원을 마저 받을 수 있었다. 만약 옵트 아웃 조항을 발동하면 두산은 홍건희를 보류 선수로 묶지 않고 완전한 자유계약 선수로 풀어주기로 했다.

그리고 홍건희는 남은 15억 원을 포기하고 시장에 나오는 것을 택했다. KBO리그 역사상 전례 없는 일이다. 비슷한 유형의 계약을 안치홍(키움 히어로즈)이 2020시즌을 앞두고 롯데 자이언츠와 맺었지만, 이때는 구단과 선수가 모두 잔류에 동의하면서 계약 기간 4년을 모두 채웠다.
비교적 비슷한 사례가 4+3년 계약을 맺은 후 옵션을 거절하고 시장에 나온 옛 팀 동료 허경민(KT 위즈)이다. 다만 허경민은 FA 재자격을 취득하고 이적했지만, 홍건희는 재취득 기한인 4년을 채우기 전에 옵션을 통해 시장에 나왔다는 차이가 있다.
리그에서 기량을 검증받은 불펜 자원인 데다, 완전한 자유계약선수 신분이라 보상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큰 강점이었다. 이에 불펜 보강을 원하는 팀이 영입을 검토하기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파다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를 지나고 해를 넘겨서도 홍건희의 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이달 하순이면 각 구단이 스프링캠프에 돌입한다. 캠프에 정상적으로 참가하려면 근시일 안에 계약을 완료해야 하는 만큼, 상황이 더 급해졌다.
지난해 부진이 적잖은 타격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산 이적 후 꾸준히 필승조로 활약하던 홍건희는 지난해 때아닌 부진에 시달렸다.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을 늦게 시작했고, 복귀 후에도 구위가 좀체 올라오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결국 20경기 16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6.19라는 부진한 성적을 남겼다. 피안타 18개에 볼넷이 15개로 WHIP(이닝당 출루 허용)가 2.06에 달한다. 필승조 투수에게 기대할 세부 지표는 전혀 아니다.

조짐은 전부터 보였다. 2023년 홍건희는 9이닝당 탈삼진 6.83개, 9이닝당 볼넷 3.50개를 기록했다. 그런데 2024년 각각 6.83개, 5.01개가 될 만큼 지표가 매우 나빠졌다. 그럼에도 호성적을 낸 것에 대해 운이 따른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그런데 여기에 팔꿈치 부상이 ‘치명타’를 안긴 것이다. 여기에 나이도 만 33세로 슬슬 ‘에이징 커브’를 걱정해야 하는 시점이다. 보상 선수가 없다곤 하나 구단 측에서 투자를 꺼릴 요인도 적지 않은 셈이다.
홍건희는 2023시즌 후 첫 FA 자격을 얻을 당시에도 협상에 상당한 난항을 겪었다. 결국 해를 넘겨 스프링캠프 직전인 1월 25일이 돼서야 간신히 도장을 찍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났다. 지금 분위기라면 당시 상황이 되풀이될 판이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관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