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은퇴' 절친 황재균은 "그냥 버티고 있어라"...낙동강 오리알 된 '2618 안타' 레전드, 냉혹한 …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먼저 은퇴를 선택한 '절친한 형' 황재균(전 KT 위즈)은 '동생' 손아섭에게 끝까지 버티라고 응원을 보냈다. 하지만 여전히 FA 한파는 손아섭을 춥고 외로운 곳으로 몰아넣고 있다.
지난달 19일 현역 은퇴를 선언한 황재균은 7일 경기도 이천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주최 야구 클리닉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주전 유격수 윌리 아다메스와 함께 휘문고, 덕수고 선수들을 가르치며 여전한 몸놀림을 선보였다.
훈련을 마친 뒤 황재균은 인터뷰를 통해 근황을 전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그는 "은퇴한다고 했을 때 친구들부터 후배들까지 다 말렸다. 여기까지만 하고 그만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은퇴를 결정했다"며 "백수 생활을 하고 있지만, 가만히 있으면 몸이 찌뿌둥해서 계속 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재균은 해가 넘어가도록 팀을 찾지 못하고 FA 시장에서 미아로 남아있는 '절친' 손아섭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손)아섭과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지금 FA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많이 힘들어한다"며 "너무 친한 사이라 뭐라고 더 말할 수는 없었다. 일단 손아섭에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그냥 버티고 있어라'는 말해줬다"고 밝혔다.

2007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데뷔한 손아섭은 지난해까지 19시즌을 뛰며 통산 0.319 182홈런 1,086타점 232도루 OPS 0.842를 기록한 '리빙 레전드'다. 3,000타석 이상 소화한 역대 KBO리그 타자 중 통산 타율 5위를 기록 중이며, 최다 안타(2,618개) 부문에서는 2위 최형우(2,586개)에 32개 앞선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한국 야구 역사상 최초의 3,000안타 고지 정복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타자다.
세 번째 FA 자격을 갖춘 손아섭은 앞선 두 번의 FA 때와는 다르게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2018년 롯데와 4년 98억 원, 2022년 NC 다이노스와 4년 64억 원의 대형 FA 계약을 맺었던 그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C등급'으로 비교적 운신의 폭이 자유로운 상태로 시장에 나왔다. 하지만 아무도 그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드러내지 않는다. 여러모로 활용이 애매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손아섭은 NC에서 뛰었던 2023년부터 지명타자로 나서는 경기가 많아졌다. 그해 생애 첫 타격왕(타율 0.339)과 골든글러브를 차지하며 수비에서 아쉬움을 공격으로 만회했지만, 이후 2024년(타율 0.285, OPS 0.710)과 지난해(타율 0.288, OPS 0.723) 2시즌 연속 타율 2할대-OPS 0.7대를 기록하며 방망이가 무뎌졌다.

공격과 수비 모두 하락세가 뚜렷하다 보니 시장에서 가치가 많이 낮아졌다. 40대의 나이에도 여전한 공격력을 보여준 1983년생 최형우(타율 0.307 24홈런 86타점 OPS 0.928)가 2년 26억 원(삼성 라이온즈 이적), 주전 포수로 활용 가치가 높고 방망이도 여전히 살아있는 1985년생 강민호는 2년 20억 원(삼성 잔류)의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이들보다 어린 1988년생의 손아섭은 예전에 비해 떨어진 정교함, 부족한 장타력, 코너 외야수로 포지션이 한정적인데다 풀타임을 맡기는 어려운 수비력까지 단점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한화 이글스가 FA 시장에서 강백호(4년 100억 원), 외국인 타자로는 요나단 페라자를 영입하면서 손아섭은 원소속팀 잔류 가능성까지 크게 낮아졌다.

손아섭과 마찬가지로 3번째 FA 자격을 얻고 시장에 나섰던 황재균은 원소속팀 KT로부터 제안을 받았었음에도 고심 끝에 과감하게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 손아섭보다 1살 많은 황재균은 2006년 현대 유니콘스의 지명을 받은 뒤 20년 동안(KBO리그 1군 18시즌) 프로 무대에서 뛰며 통산 2,200경기 타율 0.285 227홈런 1,121타점 235도루 OPS 0.785의 성적을 남겼다.
예상치 못한 '은퇴'를 결정했던 황재균은 자신과 달리 손아섭은 어려운 시기를 버티고 현역 생활을 이어 나갔으면 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매서운 FA 한파 속에서 손아섭은 황재균의 바람대로 고난을 버텨내고 2026년 다시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을까.

사진=한화 이글스, KT 위즈 제공, 뉴스1,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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