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서빙하던 ML 신인’ 구해준 동료가 이제는 구단 사장으로…은혜 입은 황재균, 아직도 존칭 쓴다! “오랜만이에요, 친구님…

[SPORTALKOREA=이천] 김지현 기자= “오랜만이에요, 친구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은 지난 7일 경기 이천시 LG 챔피언스파크 미래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래리 베어 최고경영자(CEO), 버스터 포지 사장, 토니 비텔로 감독, 유격수 윌리 아다메스, 이정후가 참석했다.
기자회견 이후 진행된 유소년 야구 클리닉 행사에는 특별 게스트가 함께했다. 바로 지난달 현역 은퇴한 황재균이다. 황재균은 휘문고등학교, 2025년 청룡기 우승팀인 덕수고등학교 선수 60여 명의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했다.
베어 CEO도 황재균을 환영했다. 그는 “자이언츠에서 뛰었던 황재균을 다시 맞이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KBO와 MLB 양쪽에서 보여준 기여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 자이언츠에서 뛰었던 선수라면 영원히 자이언츠 가족”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황재균은 2017년 샌프란시스코와 1년 계약을 맺고 미국 무대에 진출, 메이저리그 18경기를 뛰며 타율 0.154 1홈런 5타점 2득점 OPS 0.459를 기록했다. 성적은 저조했지만 데뷔전에서 홈런을 터뜨리며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령 신인 데뷔전 홈런이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다만 대부분의 시간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냈다.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했고, 6월이 돼서야 빅리그에 데뷔했다. 당시 팀에서 함께 뛰었던 '동갑내기 포수'이자 지금은 '샌프란시스코 사장' 포지와의 일화도 있다. 황재균은 과거 유튜브 채널 '스톡킹'에 출연해 처음 메이저리그에 콜업됐을 당시를 떠올리며, 원정길 비행기 안에서 있었던 일화를 털어놨다.
황재균은 "당시에는 빅리그 저연차 또는 신인들이 맥주랑 물 등을 봉지에 담아서 베테랑 선수들에게 서빙했어야 했다"며 “그때는 나도 신인이어서 직접 서빙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자 주변에 앉아있던 포지가 ‘너 뭐 하는 거야?’라고 물었다. 그래서 '나 신인이라서 이거 해야 해'라고 말하니까 포지가 뒤에 있는 어린 선수들을 가리키며 '이거 얘 주고 너 내 뒤에 앉아'라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계속해서 황재균은 "어쩌다보니 포지 뒤 비즈니스 좌석에 앉게 됐다. 그런데 마이너에서 같이 야구하던 어린 선수가 오더니 '우리는 뒷좌석에 타야 한다'라고 말하더라. 이를 들은 포지가 뒤를 돌아보며 그 어린 선수에게 '너나 뒤로 가'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포지는 황재균이 KBO리그에서 쌓아온 경력과 내공을 인정해 배려를 보였던 걸 수도 있다. 2006년 현대 유니콘스의 지명을 받은 황재균은 2007년 1군 무대를 밟았다. 히어로즈(2008-2010)와 롯데 자이언츠(2010-2016)를 거쳐 전성기를 누렸다. 이후 2017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그는 이미 한국에서 10년간 프로 생활을 했기에 신입으로 보기에는 애매한 위치였다.
반면 포지는 2009년부터 2021년까지 샌프란시스코에서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황재균과 함께하기 전부터 이미 내셔널리그 신인왕과 올스타, 실버 슬러거, MVP 등 수많은 상을 휩쓸며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였다. 2017년에도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었다. 타율 0.320 12홈런 67타점 OPS 0.861을 기록하며 올스타에 선정됐고, 개인 통산 네 번째 실버 슬러거도 거머쥐었다. 이런 포지의 말을 쉽게 거스를 수 있는 선수는 드물었을 것이다. 팀 최고의 선수가 직접 나서 메이저리그 신인을 배려해주는 모습에, 주변에서는 적잖이 놀랐을 법하다.
한편, 이날은 황재균이 ‘사장’ 포지와 재회한 자리이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의 공식 일정이 끝난 뒤 황재균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저녁 만찬 자리에서 포지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오래만이에요 친구님”이라는 글을 남겼다. 동갑내기임에도 극존칭을 사용하며 각별한 존중과 친분을 드러낸 모습이었다.

지난해 12월 현역 은퇴를 선언한 황재균은 MLB 진출, 골든글러브 수상(2020년), 아시안게임 금메달(2014년) 프리미어12 우승(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2021년) 등 화려한 이력을 남긴 채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게 됐다. 18시즌 동안 뛴 프로에서는 통산 2200경기 타율 0.285 2266안타 227홈런 1121타점 1172득점 235도루의 성적을 남겼다.
사진=황재균 SNS, 뉴스1, 유튜브 '스톡킹' 캡처, KT 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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