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에게 왜 표를 줬나?' 韓 최초 명예의전당 득표 논란 “텍사스 담당 기자가 한 번 챙긴 것뿐”...의리표 or 역사적 …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 추신수가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MLB) 명예의전당(HOF) 투표에서 1표를 확보했다.
추신수는 앞서 지난달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이 발표한 2026년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 대상 후보 명단에 다른 11명의 신규 후보, 15명의 기존 유지 후보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투표권을 가진 매체의 기자는 후보 중 10명에게 표를 줄 수 있다. 지난주까지 무득표에 머물렀던 추신수에게도 마침내 한 표가 더해졌다. 미국 매체 'ALL DLLS'의 제프 윌슨 기자는 31일(한국시각) SNS를 통해 자신이 행사한 명예의 전당 투표용지를 공개, 추신수를 뽑은 내역을 밝혔다.
윌슨이 택한 10명의 후보는 다음과 같다. 추신수, 바비 아브레우, 카를로스 벨트란, 펠릭스 에르난데스, 앤드류 존스, 더스틴 페드로이아, 앤디 페티트,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 지미 롤린스, 체이스 어틀리.
윌슨은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뛴 한국 출신 선수 가운데 최고다"라며 "현역 시절 리그 최고의 출루 능력을 가진 선수 중 한 명이었고, 여러 시즌에서 20홈런-20도루를 기록했다"라며 치켜세웠다.
이어 “앞으로 더 많은 한국 선수가 메이저리그 로스터를 채우게 될 것이고, 이들은 추신수가 거둔 성공을 목표로 삼게 될 것”이라며 “그는 길을 닦은 선구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의 커리어가 지닌 개척자적 의미는 나의 명예의 전당 투표지에 체크 표시를 하기에 충분했다"라고 전했다.
추신수가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이던 시절 구단 담당 기자였던 윌슨은 그의 선행을 조명했다. 윌슨은 “아마추어 신분으로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추신수는 마이너리그에서 긴 시간을 견뎌야 했다. 그 경험은 코로나19로 마이너리그가 중단됐을 당시 텍사스 산하 마이너리그 선수들에게 1인당 1,000달러를 전달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추신수는 MLB 통산 1,652경기 7,157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0.275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 OPS 0.824를 기록했다. 아시아 선수 가운데는 최초로 통산 200홈런-100도루 고지를 밟았으며, 현재까지도 추신수 외에 이를 달성한 것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뿐이다.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통산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bWAR) 지표는 34.7로 한국인 역대 1위다.
아울러 1994년 박찬호가 MLB의 문을 두드린 이래 31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 국적자로서 명예의 전당 후보로 이름을 올리는 진기록도 세웠다. 당초 후보 선정이 유력시되던 박찬호는 마지막 MLB 활동 후 10년 넘게 지난 현재까지도 후보 자격을 얻지 못했다.
다만 수상 가능성은 작다는 평가가 많다. 오히려 득표율 5%를 채우지 못해 1년 만에 후보 자격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다. 윌슨 역시 “그가 과연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수 있을지, 혹은 최소한 득표율 5%를 넘겨 다음 해에도 투표용지에 이름을 남길 수 있을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추신수의 통산 bWAR은 34.7에 그친다. WAR 40 미만의 야수가 첫 투표에서 5%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은 2011년 후안 곤잘레스(WAR 38.7, 득표율 5.2%)가 마지막이다. 심지어 이듬해 단 4%의 득표율에 그쳐 곧바로 후보 자격을 잃었다. 전례를 고려하면, 추신수는 ‘한국인 최초 득표’라는 타이틀에 만족해야 하는 게 현실적이다.

한편 윌슨 기자의 SNS에는 추신수를 선택한 결정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현지 반응도 이어졌다. 한 팬은 “추신수에게 투표한 이유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팬은 “구단 담당 기자가 과거 텍사스 소속 선수에게 한 차례 언급해 준 것에 불과하다”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제프 윌슨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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