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200승 레전드 "아직 그만둘 수 없어"→"박수칠 때 떠나라" 팬 반응 싸늘, 왜? …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우여곡절 끝에 미일 통산 200승 고지를 밟은 다나카 마사히로(요미우리 자이언츠)가 현역 생활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일본 팬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베테랑의 도전 의지를 응원하는 여론도 있지만, 박수 칠 때 떠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본 야구를 대표하는 '살아있는 전설' 다나카는 2007년 일본 프로야구(NPB) 1군 무대에 데뷔하자마자 곧바로 두 자릿수 승리(11승 7패 평균자책점 3.82)를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이후 꾸준히 리그 최정상급 선발투수로 활약한 그는 2013년 전무후무한 24승 무패 평균자책점 1.27의 믿을 수 없는 성적을 기록하며 NPB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2013년까지 NPB 7시즌 통산 99승을 적립한 다나카는 2014년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해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174경기 78승 46패 평균자책점 3.74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미국에서 7시즌을 뛴 그는 2021시즌을 앞두고 당시 NPB 최고 연봉인 9억 엔(약 83억 원)을 받으며 친정 팀 라쿠텐 골든이글스로 복귀했다.

큰 기대를 받으며 돌아온 다나카는 예전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복귀 첫해인 2021년 다소 승운이 따르지 않았던(4승 9패 평균자책점 3.01) 그는 2022년(9승 12패 평균자책점 3.31)과 2023년(7승 11패 평균자책점 4.91) 2시즌 연속 퍼시픽리그 최다 패전의 굴욕을 겪으며 내리막을 걸었다.
2023년까지 미일 통산 197승을 거둔 다나카는 지난해 부상으로 1군서 단 1경기 등판에 그치며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결국 라쿠텐 구단으로부터 감액 규정 제한을 넘는 제안을 받은 그는 방출을 요청했고, 요미우리에서 새롭게 출발하며 미일 통산 200승을 향한 도전을 이어갔다. 2025년 10경기에 등판한 다나카는 3승(4패 평균자책점 5.00)을 추가하는 데 성공하며 마침내 대기록의 고지를 밟았다.

일본 매체 '닛칸 스포츠'에 따르면 다나카는 29일 '니혼 테레비'에서 방영된 '다나카 마사히로 3/200의 진실'이라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요미우리 이적 첫 시즌을 되돌아봤다.
지난 8월 21일 야쿠르트 스왈로즈를 상대로 미일 통산 199승을 거둔 다나카는 이후 선발 3연패에 빠지며 올해 안에 200승 달성이 어려울 것처럼 보였다. 다나카의 부진이 길어지자, 팬들은 '팀보다 개인 기록이 우선이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올 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이었던 9월 30일 주니치 드래곤즈전에서 다나카는 6이닝 2실점 퀄리티 스타트 피칭으로 마침내 대망의 미일 통산 200승에 성공했다. '닛칸 스포츠'는 "구보 야스오 순회 코치, 구와타 마스미 전 2군 감독 등으로부터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를 받은 다나카는 '그런 말씀을 들을 수 있어 정말 행복하고 마음 깊이 와닿는다. 아직 그만 둘 수 없다는 생각뿐이다. 더 많이, 계속해서 더 이기고 싶다'고 전했다"라며 그가 현역 의지를 불태웠다고 밝혔다.

팬들의 반응은 둘로 나뉘었다. 일부 팬들은 '전성기보다 기량이 떨어졌지만, 투구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이제 200승이라는 족쇄가 풀렸으니 팀 우승을 위해 활약해 주기 바란다', '팬들에게 다나카를 은퇴시킬 권리는 없다' 라며 그의 도전을 응원했다.
반면 또다른 팬들은 ' 그냥 이제 그만 둬라', '기록을 챙기느라 꾸역꾸역 간신히 넘어간 것이다. 내년은 무리다', '박수 칠 때 떠나는 미학을 모르는 선수들이 늘어났다', '아베 신노스케 감독이 200승을 하라고 자비를 베푼 것', '미우라 카즈요시(1967년생 현역 축구 선수) 같은 행보는 사양한다', '다나카의 1승을 위해 요미우리가 5번 져야 한다', '레전드라면 젊은 선수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 등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며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사진=요미우리 자이언츠 공식 SNS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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