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 김도영? 어쩌면 카스트로가 박찬호 대체자 될 수도…‘MLB 통산 471⅓이닝’ 경험이 도움 될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KIA 타이거즈의 차기 유격수 고민에 새로운 선택지가 생겼다. 외국인 타자다. 아시아 쿼터가 아닌.
KIA는 24일 “새 외국인 타자 해럴드 카스트로와 10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70만 달러, 옵션 10만 달러)에 계약했다”라고 알렸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카스트로는 183cm-88kg의 체격을 지닌 우투좌타 선수로, 내·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MLB 통산 450경기에 나서 타율 0.278 391안타 16홈런 156타점 134득점 OPS 0.669를 기록했다.
2018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유니폼을 입고 처음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타율은 나쁘지 않고 나름의 ‘갭 파워’도 있었지만, 지나치게 적은 볼넷이 발목을 잡아 확고한 주전으로 도약하진 못하고 여러 포지션을 옮겨다녔다.

2022시즌을 끝으로 디트로이트를 떠난 카스트로는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반등을 노렸다. 하지만 타자에게 유리한 쿠어스 필드를 홈으로 쓰면서도 2023년 99경기 타율 0.252 1홈런 31타점 OPS 0.589라는 실망스러운 성적만 남겼다. 이것이 카스트로의 마지막 MLB 이력이다.
이와 달리 마이너리그 무대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트리플A 통산 204경기 타율 0.294 215안타 27홈런 109타점 98득점 OPS 0.786을 기록했고, 특히 올해 캔자스시티 로열스 산하 트리플A 구단에서 99경기 타율 0.307 21홈런 65타점 OPS 0.892로 활약했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는 캔자스시티는 카스트로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결국 시즌 종료 후 마이너 FA 자격을 얻어 팀을 나왔고, 베네수엘라 윈터 리그에서 활동하다가 한국 땅을 밟는다.
준수한 타율과 달리 볼넷이 극도로 적은 ‘배드 볼 히터’ 유형의 선수인 만큼, 한국 투수들의 투구 레퍼토리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가 관건일 전망이다. 잘 풀리면 온갖 공을 다 안타로 연결하겠지만, 안 풀리면 극심한 부진에 시달릴 우려도 있다.

그런데 카스트로의 영입으로 주목받는 포지션이 있다. 유격수다. 박찬호가 FA로 풀린 후 두산 베어스로 이적하면서 KIA는 차기 주전 유격수를 두고 고민에 빠져 있다.
대다수 토종 내야진은 주전으로 믿고 기용하기에 아쉬운 모습을 보인 것이 사실이다. 김도영을 유격수로 돌리자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유격수 포지션 자체가 신체에 적잖은 무리를 주는 만큼 부상 관리가 필요한 김도영에 맞는 옷인지는 의견이 갈린다.
이에 아시아 쿼터로 호주 출신 유격수 제리드 데일을 영입했다. 여차하면 데일을 주전 유격수로 중용할 심산이다. 그런데 함께 합류한 선수가 카스트로라는 점에서 KIA는 선택지 하나가 더 생긴 셈이 됐다.

카스트로는 MLB에서 포수 제외 모든 포지션을 소화했지만, 그중에서도 2루수로 1,125⅓이닝을 소화한 만큼 가장 주된 역할은 2루수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유격수로도 74경기 471⅓이닝을 기록한 만큼 경험이 꽤 있다. 올해 트리플A에서도 유격수로 239이닝을 소화한 만큼 최근까지도 익숙하게 유격수를 봐온 선수다.
물론 수비력은 우려가 있다. MLB 통산 유격수 OAA(평균 대비 아웃 기여) -10, FRV(수비 득점 기여) -7로 지표가 매우 좋지 못하다. 그래도 평균적인 타구의 질이 MLB에 비해 부족한 한국에서는 평가가 다를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러나저러나 KIA는 결과적으로 유격수를 볼 수 있는 외국인 선수를 2명이나 보강한 셈이 됐다. 과연 박찬호의 자리를 메우고 내야의 중심을 잡을 선수는 누구일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두산 베어스, 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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