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무릎 꿇었다” 한국계 우타자 이적 충격 그 정도인가…“승부사이자 리더, 어떤 좌완도 안전하지 않았어”

[SPORTALKOREA] 한휘 기자= 한국계 우타자의 타 팀 이적은 현지에서 생각보다 큰 충격으로 다가온 듯하다.
시애틀 매리너스 구단은 23일(이하 한국시각) “외야수 겸 1루수 롭 레프스나이더와 1년 계약을 맺었다”라고 알렸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지 매체 ‘시애틀 타임스’에 따르면 연봉으로 625만 달러(약 93억 원)를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레프스나이더는 메이저리그(MLB) 사상 첫 한국계 입양아 출신 선수로도 유명하다. 서울에서 태어나 혈통은 순수 한국계고 ‘김정태’라는 한국 이름까지 받았지만, 생후 5개월 만에 입양되면서 미국인으로 자라났다.
2015년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처음 빅리그를 밟았으나 한동안 가늘고 길게 선수 생활을 지속했다. 타격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한 탓이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탬파베이 레이스, 텍사스 레인저스, 미네소타 트윈스 등을 거쳤다.
그래도 다양한 포지션을 보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라는 점을 앞세워 근근이 버텼고, 끝내 2022년 합류한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57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타율 0.307 6홈런 21타점 OPS 0.881로 불방망이를 휘두른 것이다.
2023년 다소 부진하기도 했으나 이후 2년 연속으로 0.8을 넘는 OPS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무엇보다도 좌완 투수 상대로 매우 강했다. 올해 좌투수 상대로 타율 0.302 7홈런 25타점 OPS 0.959로 저승사자와 같은 면모를 드러냈다.

이런 활약으로 내년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에 소집되길 바라는 여론도 상당하다. 다만 그 전에 FA 자격을 얻은 만큼 새 팀을 구하는 것이 우선이었는데, 나쁘지 않은 대우를 받고 시애틀과 계약하는 데 성공했다.
데뷔 후 10년이 지난 레프스나이더지만, 서비스 타임을 채우지 못해 연봉은 박했다. 최근 3년 합쳐 고작 515만 달러(약 76억 원)를 받은 것이 전부다. 그런데 내년 연봉만으로 이를 단숨에 뛰어넘게 된 것이다. 소소한 ‘대박’이다.

그런데 레프스나이더의 이적에 보스턴 현지 여론은 생각보다 동요하는 모양새다. 확고한 주전도 아닌 ‘플래툰 요원’이었음에도 레프스나이더의 이탈을 아깝게 생각하는 반응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보스턴 구단 관련 내용을 다루는 팟캐스트 ‘Section10Pod’의 진행자 타일러 밀리컨은 이날 레프스나이더의 이적 소식이 나온 후 본인의 SNS에 “마트 한복판에서 무릎을 꿇었다”라며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수년간 그를 보면서 얼마나 즐거웠는지 모른다. 진정한 승부사이자 클럽하우스 리더였다. 그의 앞에서 어떤 좌완도 안전하지 않았따”라며 “시애틀은 정말 훌륭한 선수를 영입했다”라고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레프스나이더도 에이전시를 통해 보스턴에 감사 인사를 남겼다. 레프스나이더는 “보스턴의 놀라운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이 유니폼을 입고 여러분과 도시를 위해 뛰는 것은 정말 기쁜 일이었다”라며 “펜웨이에서 내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봐온 것은 가장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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