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 발언! “감독 때문에 졌다는 말이 맞다”, “승패 지분 50%는 사령탑 몫”… 3.5% 기적 만든 신인 감독, 가을야구 …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 "감독 때문에 졌다는 말이 맞다." 올 시즌 처음 NC 다이노스 지휘봉을 잡은 이호준 감독이 팀의 아쉬운 성적을 자신의 책임으로 돌렸다.
최근 'JTBC 야구룸'에 출연한 이호준 감독은 "지는 경기는 '감독 때문에 졌다'라는 말이 맞다"라며 감독으로서의 책임감에 대해 소신을 밝혔다.
그는 "(야구는) 감독의 지분이 많다. 왜냐하면 오더를 내리는 사람도 감독이고 선수를 바꾸는 사람도 감독이다. 선수의 컨디션도 고려하면서 상황에 따라 (선수를) 잘 바꾸고, 잘 쓰고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감독이 승패에 대해 거의 50%의 지분을 갖고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호준 감독이 첫 부임 해를 맞은 NC는 3.5%라는 포스트시즌(PS) 진출 확률을 뒤집고 가을의 낭만을 이뤘다. 과정은 쉽지 않았다. 순위 경쟁의 마지막 고비였던 지난 9월 19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2-18로 크게 무너지며 3연패에 빠졌다. 팀 순위도 7위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고, 9월 중순까지만 해도 PS 진출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였다.
이에 대해 이호준 감독은 팀의 부진을 모두 자신의 책임으로 돌린 것. NC 박건우 역시 이 감독의 책임감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야구대표자: 덕후들의 리그’ 시즌3에 출연해 “패배한 경기에서 감독님이 선수들을 모두 불러 모아 ‘내가 잘못한 거다’라고 스스로 책임을 지시더라”며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감독인 내가 실수한 것이고, 너희들은 편하게 해라. 질타는 내가 받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그 말을 듣고 선수들이 ‘우리가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실제로 이호준 감독의 '책임론'은 선수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9월 21일 광주 KIA전에서 7-6 신승을 챙긴 NC는 이후 롯데, LG 트윈스로 이어진 승부처에서 승리를 챙기며 PS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기적 같은 반전이 펼쳐졌다. 시즌 막판 9연승을 질주하며 9월 20일 기준 3.5%에 불과했던 PS 진출 확률을 뒤집었다. 최종 5위로 와일드카드행 막차를 타는 극적인 스토리를 완성했다.
최종 성적 71승 6무 67패, 승률 0.514로 부임 시즌을 마무리한 이호준 감독은 “올해는 순위를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성적은 2년 차를 맞아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 어떻게 팀을 끌어올릴지를 가늠하는 기준 정도로만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또 시즌 막판 9연승의 원동력은 자신의 공이 아니라 선수들에게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호준 감독은 “9연승을 하는 동안 선수들이 팀을 위해 얼마나 희생하려고 하는지가 느껴졌다. 그 순간에는 감독이나 코치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없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당시 더그아웃 분위기는 고참부터 어린 선수들까지, 진다고 생각하는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었다”며 “3점 차로 뒤지고 있어도 모두가 이를 악물고 경기에 임했다”고 덧붙였다.
이호준 감독은 어느 순간부터 그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을 보며 “소름이 끼쳤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우리 팀, 잘하면 더 위로 올라갈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NC 다이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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