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거품 꺼져가는 것” 日 최고 슬러거의 염가 계약에 팬들은 실망…1333억 이정후 롤모델의 파급효과?

[SPORTALKOREA] 한휘 기자= 예상치를 한참 밑돈 무라카미 무네타카(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계약 소식에 일본 팬들마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선언한 무라카미는 22일(이하 한국시각) 화이트삭스와의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그런데 계약 조건이 눈에 띈다. 2년 3,400만 달러(약 504억 원)다.
연평균 수령액(AAV)이 그리 적은 편은 아니지만, 계약 기간이 단 2년에 불과한 점은 의외다. 야구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는 시장이 열릴 당시 최대 7년 1억 5,400만 달러(약 2,281억 원)의 대형 계약까지 예상했는데, ¼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내년이면 만 26세가 되는 좌타 거포 무라카미는 NPB 통산 892경기에서 타율 0.270 843안타 246홈런 647타점 OPS 0.951로 맹활약하며 도쿄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4번 타자로 꾸준히 얼굴을 비췄다.
특히 2022시즌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8 56홈런 134타점 OPS 1.168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내며 모두의 주목을 받았다. 이에 당시부터 MLB 진출을 노려볼 수 있는 유망한 자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무라카미가 포스팅을 신청하자 ‘대박 계약’을 점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하지만 결과는 생각 외의 ‘염가 계약’이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걸까.

무라카미의 약점이 부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라카미는 리그 최다 삼진을 3번이나 기록할 만큼 컨택에 문제를 드러냈다. 특히 시속 95마일(약 153km)이 넘는 빠른 공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수비에서도 불안한 모습이라 활용 폭도 제한적이다. 일본 야구를 전문으로 다루는 미주 지역 팟캐스트 ‘야큐 코스모폴리탄’은 이미 지난 10월 이러한 약점을 지적하며 “잘 풀리면 맥스 먼시(LA 다저스)지만,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면 츠츠고 요시토모를 따라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츠츠고는 NPB에서 한 시즌 44홈런을 때려낼 정도로 거포 좌타자로 명성을 떨쳤고, 2020시즌 최지만이 뛰던 탬파베이 레이스와 계약하며 MLB에 도전했다. 하지만 빠른 공 상대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며 3시즌 통산 타율 0.197 18홈런 75타점 OPS 0.630을 기록하고 일본으로 돌아갔다.

이에 일본 현지에서는 오타니 쇼헤이의 이름을 꺼내면서 무라카미가 ‘염가 계약’을 받아 든 이유를 고찰하기도 했다. 오타니의 활약으로 아시아 야수들의 가격에 전반적으로 ‘거품’이 꼈고, 이것이 점진적으로 줄어든다는 이야기다.
한 팬은 일본 매체 ‘도쿄스포츠’의 기사 댓글란을 통해 “오타니라는 예외 중의 예외적인 거포가 있어서 다른 아시아 타자들이 과대평가된 감이 있다”라며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 외에도 아시아 선수들이 기대를 채우지 못하며 거품이 꺼져가는 셈”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요시다는 2023시즌을 앞두고 보스턴과 5년 9,000만 달러(총 1,333억 원)에 계약했으나 3시즌 통산 타율 0.282 29홈런 154타점 OPS 0.762로 기대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55경기 타율 0.266 4홈런 26타점 OPS 0.696으로 부진에 시달렸다.
실제로 ‘도쿄스포츠’는 MLB.com을 인용해 “요시다의 힘이 MLB에서 기대만큼 통하지 않은 것이 리그 전체가 NPB 타자들에 회의감을 갖게 한 것인가”라며 “무라카미와 같은 타자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라고 염가 계약의 원인을 추측하기도 했다.

사진=시카고 화이트삭스 공식 X(구 트위터)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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