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행 임박’ 송성문을 밀어냈던 유일한 이름 ‘김도영’…부상에 신음한 1년 딛고 ‘차기 빅리거’ 입지 굳힐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송성문(키움 히어로즈)의 메이저리그(MLB) 입성이 임박한 현시점에서 다시금 주목받는 이름이 있다. 김도영(KIA 타이거즈)이다.
지난 2024시즌, 잠재력을 완전히 만개한 송성문은 142경기 타율 0.340 19홈런 104타점 21도루 OPS 0.927의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리그 타율 5위, OPS 8위 등 지표 최상위권에 안착했다. 타자에게 불리한 고척스카이돔을 홈으로 쓰면서 낸 성과라 더 의미가 깊다.

그럼에도 송성문은 골든글러브 투표에서 총 288표 가운데 고작 4표(득표율 1.3%)를 받는 데 그쳤다. 김도영이라는 ‘자연재해’가 너무 강력했기 때문이다.
2024시즌 김도영은 그야말로 역사적인 한 해를 보냈다. 141경기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40도루 OPS 1.067로 펄펄 날았다. 타율 3위, 홈런 2위, 타점 공동 7위, OPS 1위 등 온갖 지표 최상위권을 쓸어갔다.
고작 만 20세의 나이로 역대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 달성, 역대 최연소·최소 경기 30-30 클럽 가입, 단일 시즌 최다 득점 신기록(143득점) 수립 등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KIA의 우승에는 김도영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이에 김도영은 KBO MVP를 수상하고 3루수 골든글러브도 무려 280표(득표율 88.6%)를 쓸어 담으며 가져갔다. 1년 내내 맹활약을 펼친 김도영의 활약에 ‘도영아 니땜시 살어야’라는 말이 유행을 타기도 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다. 당시 김도영에 크게 밀려 골든글러브를 못 받은 송성문은 타율 0.315 26홈런 90타점 25도루 OPS 0.917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비율 지표 자체는 지난해보다 소폭 깎였지만, 작년보다 투고타저 흐름이 강해진 것을 고려하면 실질 생산성은 오히려 좋아졌다.
리그 환경과 구장 보정 등이 반영되는 wRC+(조정 득점 생산력) 지표를 보면 알 수 있다. 데이터 측정 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지난해 송성문의 wRC+ 지표는 139.3이었는데 올해는 155.8로 올랐다. 이는 ‘홈런왕’ 르윈 디아즈(삼성 라이온즈)의 148.6보다도 높은 것이다.
여기에 3루 수비상을 받을 정도로 수비력에서도 안정감 있는 모습을 드러냈고, 2년 동안 46개의 도루를 성공하면서 실패는 단 두 차례만 기록할 정도로 주루 능력도 물이 올랐다. 완벽한 ‘5툴 플레이어’로 올라서고 MLB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런데 송성문이 이렇게 완벽한 활약을 펼치면서 이런 송성문을 큰 차이로 밀어낸 지난해 김도영의 ‘위엄’이 다시금 조명되고 있다. 올해 김도영의 활약이 아쉬웠기에 더더욱 말이다.
사실 비율 지표는 지난해보다 떨어지긴 했어도 여전히 훌륭하다. 문제는 출전 횟수가 고작 30경기에 그친다는 점이다. 1년 내내 햄스트링 부상을 달고 살면서 시즌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올해 김도영의 성적은 30경기 타율 0.309 7홈런 27타점 OPS 0.943이다. 경기 수 대비 홈런 개수가 매우 훌륭하지만, 너무 많은 부상으로 빛을 잃었다. KIA 역시 김도영의 공백을 절감하면서 8위로 추락했다.

지난해 활약으로 김도영은 향후 MLB 무대에 도전할 유력한 후보라는 호평을 받았다. 한때 마이너 리그 ‘최고 유망주’였던 이학주는 7월 29일 스포티비와의 인터뷰에서 차기 ‘빅리거’ 후보 4명을 꼽았다. 야수는 김도영이 유일했다.
하지만 재발이 잦고 선수의 주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햄스트링 문제가 빈발하면서 평가가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잦은 부상만으로도 선수의 시장 가치는 급격히 떨어지는데, 그 부상이 선수의 기량과 직결되는 문제라면 더더욱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물론 부상에 신음한 1년을 보냈음에도 여전히 그는 KBO리그의 ‘슈퍼스타’다. 만 22세의 어린 나이인 만큼 걱정보다 기대가 훨씬 크다. 과연 부침을 딛고 ‘차기 빅리거’ 타이틀에 걸맞는 활약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까.

사진=KIA 타이거즈, 키움 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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