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으로 최대 1481억 날렸다, 이래서 송성문 영입 못 했나…‘최악의 구단’ 에인절스, 스캑스 유족과 합의 도달

[SPORTALKOREA] 한휘 기자= 온갖 부정적인 이슈로 오명을 쓰고 있는 LA 에인절스가 송성문(키움 히어로즈) 영입 실패에 가까워진 이유는 따로 있는 것으로 보인다.
종합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의 야구 전문 기자 샘 블럼은 20일(이하 한국시각) “에인절스가 타일러 스캑스 유족과의 민사 소송에서 합의에 도달했다”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에인절스에서 뛰던 좌완 투수인 스캑스는 지난 2019년 7월 1일 원정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돼 큰 충격을 안겼다. 이후 밝혀진 사망 원인은 펜타닐을 비롯한 마약성 진통제 과다 복용에 따른 중독과 토사물 흡입으로 인한 질식이었다.
이에 스캑스가 해당 약물을 입수한 경로에 관해 수사가 이어졌다. 당시 구단 홍보국장이던 에릭 케이가 약물을 건넨 것이 밝혀졌고, 케이는 이 건으로 현재 교도소에서 총 22년의 징역형을 살고 있다.

스캑스의 유족은 에인절스 측이 케이의 불법 약물 공급을 방관해 스캑스의 사망에 책임이 있다며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유족 측 변호사는 “에인절스 구단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아 스캑스를 위험에 직접 노출시켰다”라고 강조했다.
유족 측이 청구한 손해배상 금액은 총 1억 1,800만 달러(약 1,748억 원) 수준이다. 하지만 에인절스는 케이 개인의 일탈일 뿐 자신들의 책임은 없다고 부정해 왔다. 이러한 대립이 4년이나 이어져왔는데 갑작스레 합의에 도달한 것이다.

‘LA 타임스’의 스티브 헨슨에 따르면, 에인절스 구단은 소송 상황이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태도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배심원단이 에인절스 구단의 책임을 인정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가능성을 확인하는 모습을 보이며 기류가 급변했다.
배심원단 대표인 리처드 청은 합의가 발표된 후 “스캑스의 유족에게 약 1억 달러(약 1,481억 원)를 배상할 것이 합의된 시점에서 심의가 중단됐다”라며 “경제적 손해 배상, 정신적 고통, 징벌적 손해배상 등으로 이루어졌다”라고 밝혔다.
즉, 에인절스가 소송에서 패소해 스캑스의 유족에게 거액의 배상금을 물어야 할 상황이 현실로 다가왔고, 이에 부랴부랴 유족과 합의한 것이다.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당초 내정됐던 최대 1억 달러 수준에서 합의금이 책정된 것으로 보인다.

소송 결과가 알려지면서 최근 에인절스가 송성문 영입전에 뛰어든 사실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에인절스가 송성문의 영입을 검토하는 시점에서, ‘주전 보장’을 고려하면 에인절스는 꽤 괜찮은 옵션이었다.
다만 한편으로는 최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클럽하우스 실태가 재조명됐고, 여기에 그간 여러 선수의 증언을 바탕으로 에인절스가 구단 운영을 매우 방만하게 한다는 사실도 밝혀진 터라 이적에 우려를 표하는 의견도 종종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9일과 20일에 걸쳐 현지에서 송성문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행을 알리는 보도가 쏟아져나왔다. 끝까지 영입전에 남아 있다던 에인절스의 이름은 없었다.
그런데 때마침 스캑스의 유족에 거액의 합의금을 주기로 한 것이 알려진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합의금 지불로 인해 송성문에 쓸 돈이 없어져서 아예 영입전에서 중도 하차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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