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단독' 천하의 퍼거슨 경 마저 절망..."맨유, 리그 우승까지 10~11년은 걸릴 거야"

[SPORTALKOREA] 황보동혁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FC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로 꼽히는 알렉스 퍼거슨 경이, 최근 구단의 현주소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퍼거슨 경은 1986년부터 2013년까지 약 27년간 맨유를 이끌며 프리미어리그 우승 13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를 포함해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전설적인 사령탑이다. 그의 재임 기간 동안 맨유는 잉글랜드를 넘어 유럽을 대표하는 명문 클럽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퍼거슨 감독 은퇴 이후 맨유의 행보는 예전과는 거리가 멀다. 12년 동안 크고 작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긴 했지만, 프리미어리그 정상에는 단 한 차례도 오르지 못했다. 명문 구단이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은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퍼거슨 경이 현재 맨유의 상황에 대해 솔직한 견해를 밝혔다. 18일(한국시간) 퍼거슨 경은 영국의 PR 에이전시 ‘프레스 박스’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상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 솔직한 견해를 밝혔다.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맨유의 리그 우승 가능 시점에 대한 냉정한 전망이었다. 퍼거슨 경은 “지금 맨유가 처한 상황은 과거 리버풀이 긴 암흑기를 겪던 시기와 비슷하다”며 “리그 우승까지는 10년, 혹은 11년이 걸릴 수도 있다”며 쉽지 않음을 강조했다.
이어 “내가 감독으로 맨유에 부임했을 당시, 리버풀은 유럽 정상에 네 차례나 오르며 ‘최강’으로 군림하던 팀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다시 리그 우승을 차지하기까지는 무려 31년이 걸렸다”며 “맨유 역시 지금은 같은 사이클에 들어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퍼거슨 경은 현재 맨유를 이끄는 루벤 아모림 감독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아모림은 좋은 성격과 인격을 지닌 감독”이라며 “하지만 성공을 위해서는 반드시 영입과 스쿼드 구성에서 지금보다 훨씬 나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퍼거슨 경은 최근 신입생들의 영향력을 짚으며, 변화의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23세의 젊은 골키퍼 센느 라먼스 영입은 분명한 차이를 만들고 있다. 맨유는 항상 영감을 주는 선수가 필요했던 팀”이라며 “브라이언 음뵈모, 마테우스 쿠냐 역시 팀의 경기력 회복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수들”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퍼거슨 경은 자신이 감독 시절 팀을 재건할 수 있었던 비결까지 공개했다. 그는 “세인트 미렌과 애버딘 시절부터 항상 젊은 선수들과 함께했다. 애버딘에서는 자체 훈련장도 없이 유럽 대항전 우승을 차지했고, 그 과정에서 다수의 국가대표를 배출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맨유 부임 당시를 회상하며 “보비 찰턴 경에게 ‘젊은 선수들을 키울 수 있는 권한을 달라’고 요청했고, 그는 즉시 이를 받아들였다”며 “그 결정이 맨유 역사의 출발점이 됐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여전히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퍼거슨 경은 “호날두는 17살 때부터 남달랐다. 재능뿐 아니라, 누구보다 최고가 되고자 하는 욕망이 있었다”며 “훈련이 끝난 뒤에도 프리킥 연습을 반복하던 모습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퍼거슨 경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맨유가 다시금 예전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단기간의 성과를 좇기보다, 장기적인 안목과 인내 속에서 올바른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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