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과 함께 뛴 ‘노예계약’ 日 우완, NPB 복귀 앞두고 “고민 많이 했다”…끝내 망설인 이유는?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 LA 다저스에서 류현진(현 한화 이글스)과 한솥밥을 먹었던 우완 마에다 겐타(라쿠텐 이글)가 입단 기자회견에서 등번호 18번을 선택하기까지의 깊은 고민과 각오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마에다는 다저스에서 류현진과 함께 뛰며 국내 팬들에게도 이름을 잘 알린 선수다. 특히 다저스와 최대 8년 1억 620만 달러(약 1,476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지만, 이 가운데 보장 금액은 단돈 2,500만 달러(약 369억 원)에 불과해 '노예 계약'으로 화제가 됐다.
메이저리그 통산 226경기(172선발) 986⅔이닝 68승 56패 평균자책점 4.20 1,055탈삼진 성적을 남긴 마에다는 지난달 일본 복귀를 타진했다.
그리고 16일(한국시간) 라쿠텐 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NPB) 구단 라쿠텐 입단 기자회견에 참석해 “정말 기대가 크다. 오랜만에 일본에서 야구를 하게 돼 설레는 마음이 가장 크다”고 웃으며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등번호 18번을 둘러싼 고민은 입단 이후 가장 크게 신경 쓴 부분이었다고 밝혔다. 마에다는 “입단이 결정된 뒤 가장 고민했던 것이 바로 등번호였다. 18번을 달아야 하는지, 달지 않는 것이 맞는지 구단과 많은 시간을 들여 이야기를 나눴다”며 “이글스의 18번 하면 팬들뿐 아니라 구단 모두가 다나카 마사히로를 떠올린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그 번호를 달아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했다”고 털어놨다.
NPB 역대 최고 투수로 꼽히는 다나카는 2013년 라쿠텐 소속으로 24승 무패, 괴물 같은 맹활약으로 구단 첫 재팬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레전드다. 일본인 최초 뉴욕 양키스에서 7시즌 동안 78승 46패 평균자책점 3.74를 기록하고 일본 무대로 유턴했다.
이에 대해 마에다는 “다나카는 제가 진심으로 존경하고, 목표로 삼아왔고, 늘 그의 등을 쫓아온 선수다. 그런 선수가 남긴 번호를 이 팀에서 달 수 있다는 것은 큰 영광이자 기쁜 일”이라고 설명했다.

팬들의 시선을 의식한 솔직한 심정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제가 18번을 다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팬들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장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18번을 달고 야구에 임하는 자세, 팀의 승리를 위해 전력으로 싸우는 모습을 그라운드에서 보여드리며 조금씩 인정받고 싶다”며 “그런 각오로 18번을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등번호 결정 후에는 다나카와 직접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마에다는 “어제 18번을 달게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급하게 전화를 걸었다. 18번을 달게 됐는데 괜찮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며 “다나카가 ‘그럼 물론이지, 괜찮다’고 말해줘서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오랜 해외 생활을 마치고 일본 무대로 돌아온 마에다는 이제 라쿠텐의 18번을 달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전설의 번호가 다시 한 번 어떤 의미를 쓰게 될지, 그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한편, 마에다는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맞이한 2020년 단축 시즌의 수혜를 보며 아메리칸리그(AL) 사이 영 상 투표 2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 부상으로 21경기만 뛰었고, 2022시즌에도 아예 공을 던지지 못했다.
2024시즌을 앞두고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2년 2,400만 달러(약 347억 원)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도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에이징 커브’의 파도가 그를 덮쳤다. 2시즌 합산 36경기(17선발) 120⅓이닝 3승 7패 평균자책점 6.21로 몰락했다.
지난 5월 디트로이트에서 방출된 마에다는 트리플A에서도 부진하면서 빅리그에 돌아오지 못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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