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의 소중함을 느끼네요" WKBL 현역 최고의 선수 김단비도 여전히 절실하다

[SPORTALKOREA=인천] 이정엽 기자= "1승의 소중함을 느끼네요"
지난 14일 오후 6시 인천 중구에 위치한 도원체육관. 우리은행 에이스 김단비는 개막 후 9경기 만에 처음으로 수훈 선수 자격으로 인터뷰실을 방문했다. 평소보다 더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을 만난 그는 "안녕하세요 올해 처음 뵙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자리에 착석했다.
김단비의 뒤늦은 시즌 첫 인터뷰는 김단비 본인뿐만 아니라 취재진 역시 낯설게 느껴졌다. 그가 신한은행을 떠나 우리은행에 합류한 뒤부터는 늘 개막과 함께 가장 먼저 인터뷰실을 방문하는 선수 중 한 명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단비와 우리은행은 2025~2026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개막전에서 하나은행에 45-66으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고 홈에서 열린 2번째 경기도 삼성생명을 상대로 44-63으로 졌다. 1라운드 1승 4패, 최하위라는 성적은 눈을 씻고 다시 봐도 믿기지 않는 성적이었다.
김단비는 "사실 개막전부터 경기력이 너무 좋지 않았다"며 "저희가 훈련을 다른 팀보다 많이 하면 더 많이 했지, 적게 하는 팀이 절대 아닌데 연습에 대한 배신감도 느끼고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던 것 같다"고 1라운드 당시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제가 중심을 조금 잘 잡지 못해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라며 패배의 원인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김단비가 꼽은 우리은행의 문제점은 선수들의 자신감이 결여된 부분이었다. 평소 겪지 못했던 연패를 이어가다 보니 선수단 전원이 공격이나 수비에서 주춤하는 모습이 늘어났다.
그는 "자신감이 없는 것이 가장 컸다"라며 "경기 때 잘 풀리지 않다 보니 안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문제점을 짚었다. 이어 "제가 19년째 선수 생활을 하고 있는데 이럴 때는 가장 기본적으로 자신감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답했다.
문제점을 찾은 김단비와 우리은행은 승리를 통해 조금씩 자신감을 찾았다. 지난 7일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 승부처에서 고비를 넘은 뒤 KB스타즈와 신한은행을 차례로 꺾었다.
이 과정에선 오랜만에 복귀한 선수들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지난 12일에는 유승희가 십자인대 부상을 털고 마침내 코트를 밟았으며 14일 경기에선 임의 탈퇴 후 654일 만에 돌아온 이다연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단비는 "다연이는 부상 때문에 훈련도 같이 많이 못 했는데 궂은일부터 잘해줘서 우리가 이길 수 있었다"며 "한 골을 넣는 것보다 리바운드, 수비에서 하나를 하는 것이 팀에 도움이 된다는 좋은 본보기를 보여준 것 같다"라며 이다연을 치켜세웠다.
유승희에 대해서도 "승희는 뛰는 것 자체가 도움이 되는 선수"라며 "정말 똑똑하게 농구를 하는 선수라서 경기를 보고 읽을 줄 아는 부분이 제가 의지를 할 수 있게 해준다"며 동료의 복귀를 반겼다.

3연승을 달린 우리은행은 4승 5패로 마침내 4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2위와의 격차는 1.5경기에 불과하기에 언제든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위치에 자리했다.
상승세에도 김단비는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그는 "우리가 다른 팀이랑 포지션별로 매치를 해보면 이게 낫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 크게 없다"고 말하며 "우리 팀은 열심히 하고 리바운드를 많이 잡는 것이 장점이기 때문에 한 경기를 치르면서 팀의 색깔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색을 찾다 보면 더 좋은 흐름으로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단비는 "정말 지난해부터 느낀 것인데 1승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고 있다"라며 "이기기 위해서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한 발 더 뛰는 절실함이 있어야 한다는 걸 느끼는 날"이라고 했다.
사진=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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