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의 진기록, 안현민에게서 나올까…골든글러브도 정조준, 역대 8호 ‘신인왕+GG’ 동시 석권 보인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1996년 이후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진기록을 안현민(KT 위즈)이 달성하기 일보 직전이다.
KBO는 지난 4일 “KBO리그 각 포지션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영광을 안는 2025 신한 SOL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9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린다”라고 알렸다.
올해 KBO리그를 빛낸 선수들이 ‘황금장갑’을 위해 한데 모인다. 어떤 선수가 수상의 영예를 안을 지를 두고 여러 예측이 오가는 가운데, 특히 주목받는 선수가 있다. 안현민이다.

안현민은 2022 KBO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에 KT의 지명을 받았고, 1군 데뷔 없이 현역으로 군 복무부터 마쳤다. 지난해 선수단에 복귀했으나 1군 출전 횟수는 단 16경기에 불과한 ‘무명 선수’였다. 올 시즌도 2군에서 개막을 맞이했다.
그런데 4월 말 2번째 1군 콜업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5월에만 홈런 9개를 때려내는 괴력을 드러내며 단숨에 화제의 중심이 됐다. 이후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로 홈런 페이스가 다소 처졌지만, 다른 지표는 여전히 리그 최상위권을 지켰다.
안현민은 딱 2경기 출전한 4월, 그리고 부침을 겪은 8월을 제외하면 모든 달에서 월간 OPS가 1을 넘겼다. 시즌 최종 성적은 112경기 타율 0.334 22홈런 80타점 OPS 1.018이다. 타율 2위, 출루율(0.448) 1위, OPS 2위 등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활약을 펼쳤다.
엄청난 괴력으로 유명세를 탔지만, 볼넷(75개)이 삼진(72개)보다 많을 정도로 ‘눈야구’ 실력도 훌륭했다. 나쁜 공에 손을 좀처럼 내지 않아 만나는 투수들을 더 괴롭게 했다.

이러한 면모는 지난달 일본과의 네이버 K-베이스볼 시리즈 국가대표 평가전에서도 잘 드러났다. 1차전에서 안현민의 홈런을 본 일본 투수들이 2차전 내내 유인구를 집중적으로 던졌으나 속지 않았다. 4타석에서 3개의 볼넷을 골라냈다.
8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유인구 2개를 골라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고, 뒤이어 패스트볼이 존 안으로 들어오자 놓치지 않고 통타해 담장을 넘겨버렸다. 연이틀 일본의 수준 높은 선수들을 상대로 홈런 행진을 벌였다. 일본 측에서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안현민의 시즌은 조금 길게 이어지고 있다. 올해 빼어난 활약을 펼친 덕에 온갖 상을 휩쓸고 있다. 지난달 24일 열린 KBO 시상식에서 무려 88%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신인왕을 받은 것이 시작이었다.
이어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주관하는 컴투스프로야구 리얼글러브 어워드 외야수 부문 수상,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대상 공동 수상,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신인왕 수상 등 시상식마다 트로피 하나씩 받아 가는 중이다.

이제 다음은 골든글러브다. 올해 안현민의 성적을 생각했을 때, 황금장갑을 못 가져가면 상의 존재 의의가 없는 수준이다. 예상대로 수상하면 안현민은 KBO리그 역대 8번째로 신인왕과 골든글러브를 동시에 석권하게 된다. KT 소속 선수로는 처음이다.
마지막으로 동시 석권에 성공한 2012년 서건창(당시 넥센 히어로즈)은 내야수, 그 전인 2006년 류현진(한화 이글스)은 투수였다. 외야수 사례를 찾으려면 1996년 ‘리틀 쿠바’ 박재홍(당시 현대 유니콘스)까지 거슬러 가야 한다.
당시 박재홍은 신인 선수가 ‘30-30 클럽’에 가입하는 입이 떡 벌어지는 활약으로 일대 신드롬을 몰고 왔다. 공교롭게도 안현민도 리그에 큰 파급효과를 끼친 호타준족의 우타 외야수라는 점에서 닮은 면모가 있다. 29년 만의 동시 석권도 따라갈 수 있어 보인다.

사진=KT 위즈 제공, 뉴스1,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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