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0경기 방출’ 류현진 바라기, 29억 ‘헐값’에 재취업 성공…2년 연속 ‘꼴찌팀’에서 반등 노린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무적 신세가 된 ‘류현진 바라기’가 저렴한 몸값을 받고 새 팀에서 반등에 도전한다.
메이저리그(MLB) LA 에인절스 구단은 3일(이하 한국시각) “우완 투수 알렉 마노아와 1년 계약에 합의했다”라고 알렸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연봉은 195만 달러(약 29억 원)다.
마노아는 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절 류현진(한화 이글스)과 한솥밥을 먹으며 팀의 ‘에이스’로 활약해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선수다. 단순히 함께 뛰었을 뿐만 아니라 류현진을 항상 따라다닐 정도로 가까운 모습을 보인 탓에 ‘류현진 바라기’라는 별명도 생겼다.

마노아는 2021년 빅리그에 데뷔하자마자 깊은 인상을 남겼고, 이어진 2022시즌 마노아는 31경기 196⅔이닝 16승 7패 평균자책점 2.24라는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올스타에도 선정됐고, 사이 영 상 투표 3위까지 올랐다. 불과 24세에 리그 최고 수준의 우완 투수로 성장했다.
이에 미래가 창창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현실은 그 반대였다.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만 걷고 있다. 2023시즌 어깨 통증과 자기 관리 실패 등이 겹치며 19경기 3승 9패 평균자책점 5.87로 부진했다. 시즌 중 마이너 리그로 내려가는 등 실망을 안겼다.
지난해 절치부심해 빅리그로 돌아왔으나 5경기만 뛰고 팔꿈치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결국 올 시즌도 재활에 매진하다가 지난 7월부터 재활 등판을 시작했다. 8월 중순부터는 트리플A로 올라가 실전 감각을 다지고 있었다.
이에 내년 시즌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빅리그 선발진 재진입에 도전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마이너에서도 제구가 오락가락하는 데다 전성기에 평균 시속 93마일(약 150km)을 전후하던 패스트볼 평균 구속도 시속 90마일(약 144.8km) 근처로 머물 정도로 내려앉았다.

결국 마노아는 9월 24일 토론토로부터 양도지명(DFA) 통보를 받았다. 그리고 27일 애틀랜타가 웨이버 클레임으로 마노아를 영입했다. 하지만 트리플A 일정은 이미 끝났고, MLB 역시 정규시즌 막바지라 콜업 없이 그대로 시즌이 마무리됐다.
차기 시즌 애틀랜타에서 다시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였지만, 애틀랜타는 냉정했다. 지난달 22일 마노아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논텐더 방출’을 택했다. 애틀랜타에서 단 한 번도 등판하지 못한 채 쫓겨났다.
올해 마노아의 연봉은 220만 달러(약 32억 원)로 저렴한 편이었지만, 이조차도 아깝다고 생각했는지 그냥 방출해버렸다. 영입 후 2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말이다.

그나마 과거에 보여준 기량 덕분인지 재취업은 성공했다. 나름대로 40인 로스터 진입이 보장되는 메이저 계약을 따냈다. 하지만 이전과 같은 경기력이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올해 마이너에서도 구위가 예전같지 않다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다.
다행히 기회는 꾸준히 잡을 것으로 보인다. 에인절스는 최근 2년 연속으로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 최하위에 머물 만큼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여기에 론 워싱턴 감독까지 사임하면서 커트 스즈키 신임 감독 체제로 새 시즌을 준비 중이다.
선발진도 탄탄하지 않은 만큼, 마노아가 선발 자리를 꿰찰 확률은 높다. 다만 구단 시스템 자체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점이 여러 차례 노출된 만큼, 제대로 반등한다고 확신할 수는 없어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LA 에인절스 공식 X(구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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