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에 데였는데 또? ‘이적 후 폭망’ A급 중견수, 탬파베이가 품는다…1년 계약 맺고 ‘FA 재수’ 도전

[SPORTALKOREA] 한휘 기자= 잊고 싶은 한 시즌을 보낸 A급 외야수가 결국 단년 계약을 맺고 ‘FA 재수’에 도전한다.
미국 현지 매체 ‘탬파베이 타임스’의 야구 전문 기자 마크 톱킨은 4일 “탬파베이 레이스가 외야수 세드릭 멀린스와의 1년 계약에 합의했다. 메디컬 테스트가 진행 중”이라고 알렸다.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올해 872만 5,000달러(약 128억 원)의 연봉을 받은 점을 고려했을 때, 최대 1,000만 달러(약 147억 원)를 조금 넘기는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멀린스는 볼티모어 오리올스 시절 상당한 주목을 받은 선수다. 2018년 데뷔해 경험을 쌓다가 2021시즌 잠재력을 제대로 터뜨렸다. 159경기에서 타율 0.291 30홈런 59타점 30도루 OPS 0.878을 기록했다. 볼티모어 구단 사상 첫 ‘30-30 클럽’ 가입자가 됐다.
이 해 올스타에도 선정되고 아메리칸리그(AL) 실버 슬러거까지 수상했다. 이에 리그를 대표하는 중견수로 안착할 것으로 보였지만, 이후 성장세가 더뎠다. 스위치 히터를 포기하고 좌타석에 집중했으나 2021년의 모습은 다시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꾸준히 0.7 초중반대의 OPS를 기록했고, 수비에서도 제 몫을 했다. 기대대로 ‘S급’에 들어가진 못했으나 나름대로 ‘A급’에 가까운 평가를 받으며 볼티모어 야수진의 한 축을 담당해 왔다.
올해도 91경기에서 타율 0.229 15홈런 49타점 OPS 0.738로 평소와 비슷한 모습을 보인 멀린스다. 볼티모어는 이에 FA까지 반년만 남긴 멀린스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았고, 뉴욕 메츠가 데려갔다. 중견수들의 부진 탓에 골머리를 썩였는데, 멀린스로 보강을 노렸다.

결과는 ‘대실패’였다. 멀린스는 뉴욕에 전혀 적응하지 못했다. 42경기에서 타율 0.182 2홈런 10타점 OPS 0.287이라는 끔찍한 성적만 남기며 메츠의 후반기 ‘대추락’의 원흉으로 지목되고 말았다.
시즌 최종 성적은 133경기 타율 0.216 17홈런 59타점 22도루 OPS 0.690이다. OPS 0.7을 밑돈 것은 2019시즌 이후 6년 만에 처음이었다. 결국 메츠는 멀린스와의 계약 연장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FA로 나가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
올해 최악의 성적을 거둔 멀린스는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었다. 결국 1년짜리 ‘FA 재수’ 계약을 맺으며 재기를 모색한다. 아울러 반 시즌 만에 AL 동부지구 무대로 돌아가게 됐다.


탬파베이는 올해 외야수들의 집단 부진에 고전했다. 100타석 이상 소화한 외야수 가운데 멀린스가 기록한 OPS(0.690)를 넘는 선수가 제이크 맹검(0.698) 단 한 명이다. 0.7을 넘는 선수는 전무하다.
이에 오프시즌 들어 크리스토퍼 모렐과 에버슨 페레이라, 캐머런 마이즈너 등을 내보내면서 선수단 재편을 진행 중이다. 발 빠른 챈들러 심슨과 ‘호타준족’ 조시 로우는 팀에 남았지만, 둘 다 멀린스의 타격 생산성을 넘어선다고 장담할 수 없다.
현실적으로는 멀린스가 주전 중견수 자리를 보장받고, 심슨과 로우가 자니 델루카, 맹검, 새로 영입한 제이크 프랠리와 라이언 빌라드 등 다른 외야 자원과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탬파베이 특유의 ‘플래툰 운용’도 변수다.
한편, 탬파베이는 올 시즌에도 김하성을 옵트 아웃이 포함된 2년 계약으로 영입하며 ‘FA 재수’의 판을 깔아 준 바 있다. 결과적으로 김하성이 시즌을 마치지도 못하고 웨이버 공시되며 구단 입장에서는 실패한 계약이 됐는데, 멀린스는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눈길이 간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MLB 공식 X(구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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