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만한테 ‘대굴욕’ 당했는데, 日 정복하고 ‘역수출’ 대박! 176억 받고 CWS행, “더 좋은 제안 뿌리쳤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과거 최지만에게 ‘대굴욕’을 당했던 좌완 투수가 이제 일본을 제패하고 ‘역수출’까지 성공했다.
현지 매체 ‘뉴욕포스트’의 존 헤이먼은 4일(이하 한국시각) “앤서니 케이가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간다. 2년 1,200만 달러(약 176억 원) 규모의 계약”이라고 본인의 SNS를 통해 알렸다.

메이저리그(MLB) 시절 케이는 ‘실패한 유망주’였다. 2016년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뉴욕 메츠에 지명됐고, 2019년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트레이드된 후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하지만 5시즌 통산 44경기(7선발) 85⅓이닝 4승 2패 평균자책점 5.59라는 초라한 성적만 남겼다.
특히 토론토에서 뛰던 2020년에는 당시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뛰던 최지만에게 ‘대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당시 스위치 히터 전향을 시도하던 최지만이 케이를 상대로 우타석에 들어서서 홈런을 날린 것이다.
이 홈런은 최지만이 프로 경력에서 유일하게 우타석에서 쳐낸 홈런이다. 이렇듯 도저히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던 케이는 결국 2023시즌을 끝으로 MLB를 떠나 아시아 무대의 문을 두드렸다.

케이가 향한 곳은 일본이었다.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에 입단했다. 첫해 24경기 136⅔이닝 6승 9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그리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투고타저가 극심한 NPB 상황을 고려하면 그렇게 특출난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올해는 24경기 155이닝 9승 6패 평균자책점 1.74로 ‘환골탈태’하며 센트럴리그 평균자책점 2위에 올랐다.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상대한 클라이맥스 시리즈 퍼스트 스테이지 1차전에서도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해 팀의 피날레 스테이지 진출에 힘을 보탰다.
MLB에서 포심과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중점적으로 구사했던 것과 달리 일본에서 투심과 커브를 추가로 장착해 레퍼토리 다변화에 성공한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 이렇게 달라진 모습을 드러내면서 자연스레 ‘역수출’ 후보군으로 언급됐다.
케이 본인도 지난달 팬 포럼 매체 ‘팬사이디드’와의 인터뷰에서 “빅리그에서 다시 선발로 뛰면 멋질 것 같다”라며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어느 팀이 관심을 보이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전해 복귀 의사를 드러낸 바 있다. 그로부터 약 한 달이 지나 계약에 다다른 것이다.

화이트삭스는 2020년대를 전후한 짧은 중흥기 이후 최근 3년 연속으로 100패를 당하는 등 리그 최약체로 전락한 상태다. 이에 전면적인 리빌딩을 진행하면서 타 팀에서 입지를 잃은 선수나 아시아 출신 선수를 ‘스탑 갭’ 역할로 자주 기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KBO리그에서 뛰었던 에릭 페디다. 2023년 KBO MVP, 투수 골든글러브, 최동원상을 ‘싹쓸이’한 페디는 2024시즌 화이트삭스의 ‘에이스’ 노릇을 한 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트레이드됐다.
화이트삭스는 케이 역시 페디처럼 좋은 활약을 보여 ‘트레이드 카드’로 쓸 수 있길 기대할 것이다. 이런 점은 케이도 알면서 감수할 전망. 헤이먼은 “케이가 일본에서 더 좋은 제안을 받았으나 (MLB) 복귀를 택했다”라며 빅리그를 향한 열망이 매우 컸음을 드러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 공식 X(구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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