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스포츠는 별개’ 두산 출신 우완이 WBC 소집 응하는 이유…2라운드 진출하면 한국 만날 가능성 有

[SPORTALKOREA] 한휘 기자= 2022년 KBO리그를 누볐던 우완 투수가 내년 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이스라엘 야구 대표팀의 소집에 다시 응한다.
뉴욕 메츠 산하 마이너 구단 소속 투수 로버트 스탁은 지난달 3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라디오 호스트 롭 브래드포드가 진행하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이스라엘 대표팀으로 다시 뛸 것이냐’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하며 WBC 출전 의사를 드러냈다.
이스라엘 야구 대표팀은 본토 출신 선수보다는 국외의 유대인 혈통 선수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주로 타국 대표팀에 소집되기엔 애매한 성과를 낸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대표팀에 호출하면서 전력을 상당히 키웠다.

할아버지가 유대인인 스탁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스탁은 한국 야구와도 인연이 있다. 2022년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KBO 무대에서 활약했던 이름이다.
스탁은 긴 마이너 생활을 거쳐 2018년 만 28세의 늦은 나이에 빅리그 데뷔라는 꿈을 이뤘다. 하지만 4시즌 동안 무려 4개 팀을 옮겨 다니며 55경기(3선발) 72⅔이닝 2승 4패 평균자책점 4.71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에 아시아로 눈을 돌린 스탁은 2022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계약했다. 구위는 준수했으나 문제는 제구였다. 리그 볼넷 허용 2위에 오를 만큼 들쭉날쭉했다. 자연스레 이닝 소화량 감소로 이어졌고, 외국인 투수에게 기대하는 위압감도 조금 부족했다.
최종 성적은 29경기 165이닝 9승 10패 평균자책점 3.60이었다. 그렇게 나쁘지는 않으나 세부 지표는 아쉬움이 있었다. 결국 재계약에 실패해 1년 만에 미국으로 돌아가게 됐다.

스탁은 미국 복귀 후에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2023년 밀워키 브루어스 산하 트리플A에서 뛰다가 성적 부진으로 방출당했고, 이에 독립리그와 멕시코 무대를 거치면서까지 재기를 모색했다.
결국 2025시즌을 앞두고 보스턴 레드삭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빅리그 콜업까지 받으며 단 2경기뿐이지만 4년 만에 MLB 출전 경력을 남겼다. 덕분에 보스턴과의 계약이 만료된 후 메츠와 마이너 계약을 맺으며 빠르게 새 팀을 구했다.

스탁은 내년 초 열리는 2026 WBC에도 출전할 의사를 밝혔다. 앞서 2023 WBC에서도 이스라엘 대표팀에 소집된 스탁은 2경기에 등판해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6.75(4이닝 3실점)를 기록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차기 대회 조별 라운드에서 D조에 배정됐다. 2라운드 진출을 위해서는 베네수엘라, 도미니카공화국, 네덜란드와 같은 난적들을 넘어야 한다. 만약 돌파에 성공하면 2라운드에서 C조 팀과 만나는데, 대한민국이 C조 소속이라 2라운드에서 마주칠 가능성이 있다.
스탁이 이스라엘 유니폼을 입을 의사를 밝힌 것을 두고 한 팬이 비판적인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최근 ‘막가파’식 행보로 국제 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받는 이스라엘의 소집에 응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것이다.
이를 두고 스탁은 “미국인으로서 나는 매일 정부 정책에 반발하면서도 미국 스포츠에 참여하길 원한다. WBC 이스라엘 대표팀에도 같은 논리를 적용할 수 있다”라고 정치를 스포츠에 결부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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