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초 불명예’ 35홈런이나 쳤는데…‘영양가 부족’ 위즈덤 보류 명단 제외, KBO 재취업 가능성 있을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올해 많은 홈런을 날리고도 ‘영양가’에서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긴 패트릭 위즈덤이 결국 KIA 타이거즈를 떠난다.
위즈덤은 30일 KBO가 공시한 2026년도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날 외국인 선수 9명의 명단 제외가 확인됐는데, 그중 한 명이 위즈덤이었다.

위즈덤은 올 시즌을 앞두고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후계자로 낙점돼 KIA에 입단한 우타 거포 내야수다. 메이저리그(MLB)에서 통산 455경기 88홈런 OPS 0.750을 기록할 정도로 훌륭한 장타력을 과시했다.
낮은 타율이 걱정거리였으나 수준이 한 단계 낮은 한국 무대에서는 좋은 모습이 나오리라는 기대를 받았다. 실제로 4월까지는 OPS가 1을 넘어갈 정도로 방망이가 맹렬하게 불타오르며 리그 정상급 거포의 기량을 선보였다.
하지만 5월부터 허리 통증에 시달리면서 타격감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부상 공백기 후 6월에 살아나는 듯했지만, 7월부터 다시금 방망이가 힘을 잃어갔다. 8월과 9월에는 실망스러운 모습만 연이어 드러내며 재계약 가능성이 급격히 떨어졌다.
최종 성적은 타율 0.236 35홈런 85타점 OPS 0.856이다. 홈런은 리그 2위에 달할 정도로 굉장히 많이 때려냈고, 그 덕에 장타율(0.535)은 리그 4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타율과 출루율(0.321)이 너무 낮아 실질적인 생산성은 좋지 못하다.

가장 큰 문제는 ‘영양가 부족’이었다. 위즈덤은 주자가 없을 때 타율 0.259 OPS 0.987을 기록한 것과 달리 주자가 나가면 타율 0.215 OPS 0.735로 타격감이 크게 떨어졌다. 득점권 타율은 0.207로 실망스러웠다.
상황의 중요도를 나타내는 ‘레버리지’에 따른 성적을 보면 문제가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위즈덤은 레버리지가 높을수록 타격 지표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때문에 위즈덤의 WPA(승리 확률 기여도)는 -0.88로 올해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가운데 6번째로 낮았다.
심지어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가 WPA 지표를 측정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25홈런 이상 기록한 타자의 WPA가 ‘마이너스’인 것은 위즈덤이 처음이다. 리그 역사에 남을 불명예스런 기록이 나오고 말았다.

그나마 영입 당시 1루수로 기용될 예정이던 것과 달리, 정규시즌 들어 팀 사정상 3루수로 이동했음에도 불만 없이 헌신한 것은 좋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잦은 허리 부상과 후반기의 하락세 때문에 이러한 장점도 빛을 잃었다.
결국 KIA는 타격 침체 속에 8위까지 추락했고, 위즈덤과의 재계약도 포기했다. 보류권을 포기하면서 위즈덤은 KBO리그 모든 팀과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게 됐다. 코너 내야 소화 능력, 일발 장타력 등 강점은 확실하다는 평이다.

그럼에도 ‘재취업’ 가능성은 미지수다. 선구안도 선구안이지만, 부상이 잦다는 사실도 구단에는 꺼려지는 단점이다. 나이도 만 34세로 적지 않다. 드라마틱한 반등을 기대하기도 쉽지는 않다.
무엇보다도 이미 외국인 타자 재계약이나 영입을 마친 팀이 많고, 사인은 안 했으나 재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구단, 영입 절차를 마무리하고 있는 구단도 있다. 이제 와서 위즈덤을 노릴 팀이 많지 않다. 과연 내년에도 위즈덤을 한국에서 볼 수 있을까.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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