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가 토사구팽한 우완 필승조, 재계약 않고 타 팀에서 부메랑 되나…“컵스가 합류시킬 만한 투수”

[SPORTALKOREA] 한휘 기자= LA 다저스와의 동행을 마감하게 된 ‘우완 필승조’가 재계약하지 않고 내셔널리그(NL) 타 구단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지 다저스 전문 매체인 ‘다저스네이션’은 27일(이하 한국시각) ‘디애슬레틱’의 보도를 인용해 “시카고 컵스는 FA 시장에서 에반 필립스에 관심을 보일 수 있다”라고 전했다.
필립스는 2018년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했으나 한동안 정착하지 못하고 여러 팀을 떠돌았다. 추격조로 근근이 기회를 얻으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활약했다.

그런데 2021시즌 중 합류한 다저스에서 ‘인생역전’이 시작됐다. 2022년 64경기 63이닝 7승 3패 2세이브 19홀드 평균자책점 1.14로 호투하며 단숨에 NL 최고의 우완 셋업맨으로 환골탈태했다.
2023년에는 마무리 투수로 이동해 62경기 2승 4패 24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2.05로 호투했다. 지난해에는 다소 주춤하면서 마무리 자리를 내려놓았지만, 셋업맨으로는 여전한 경쟁력을 선보였다.
그런데 뜻밖의 악재가 닥쳤다. 부상이었다. 단 7경기 5⅔이닝만 던지고 팔뚝 부상으로 이탈하더니, 끝내 팔꿈치 토미 존 수술을 받으며 시즌을 접었다. 다저스 이적 후 가장 적은 경기 수와 이닝을 소화했다.
월드 시리즈 2연패를 달성하고 로스터 정리에 나선 다저스는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다. 필립스와의 재계약을 포기한 것이다. 연봉 협상 대신 ‘논텐더 방출’을 택했다. ‘토사구팽’이나 다름 없는 결단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완전히 결별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 앤드루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운영사장은 지난 24일 ‘LA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시간을 갖고 재활 결과 투구를 소화할 수 있을 때 계약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필립스는 우리의 성공에 중요한 한 부분을 담당했으며, 그가 돌아오기 위해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며 “그가 그와 가족들을 위해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데 시간이 필요한 것을 존중한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필립스가 ‘자유계약선수’라는 점이다. MLB 30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올해 부상으로 오래 쉬었지만, 재활만 잘 된다면 충분히 타 팀에서도 노릴만한 매력적인 매물이다.
실제로 ‘디애슬레틱’은 “컵스는 꾸준히 불펜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필립스는 컵스가 합류시킬 만한 유형의 투수다. 특히 투수들에게 크레이그 카운셀 컵스 감독은 투수 건강 관리에 정평이 난 인물로 유명하다”라고 강조했다.

올해 컵스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3.78로 NL 5위였다. 나쁘지 않다. 하지만 호투하던 마무리 투수 다니엘 팔렌시아가 8월 이후 평균자책점 7.07로 부진했고, 이를 기점으로 최후방의 안정감에 대한 의문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여기에 시즌 후 브래드 켈러, 드루 포머란츠, 앤드루 키트리지 등 필승조 자원들이 FA나 트레이드 등으로 이적하면서 보강이 시급해졌다. 필립스가 완전히 회복할 수만 있다면 상당한 ‘가성비 자원’이 되므로, 컵스가 충분히 노려봄 직하다.
만약 필립스가 컵스로 떠나면 안 그래도 불펜이 빈약한 다저스에 적잖은 타격이 된다. 필립스의 이탈이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일을 막아낼 수 있을지 눈길이 간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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