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전 홈런→로버츠 호평 받은 日 괴물, 끝내 MVP까지 석권…30홈런 타자 없는 리그에서 ‘40홈런-100타점’

[SPORTALKOREA] 한휘 기자= 투고타저가 극심한 일본프로야구(NPB)에서 혼자 ‘타고투저’ 경기력을 선보였다. MVP는 ‘당연지사’다.
지난 2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NPB 어워즈 2025’가 거행됐다.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의 타이틀 홀더 시상과 함께 신인왕, MVP, 베스트 나인 등 한 해를 빛낸 선수들에게 의미 깊은 상을 수여했다.

이날의 주인공은 바로 사토 테루아키(한신 타이거즈)였다. 사토는 올해 보여준 활약상을 인정받아 센트럴리그 MVP를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퍼시픽리그 MVP 리반 모이넬로(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시상식에 불참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했다.
우투좌타 3루수인 사토는 1999년생으로 만 26세의 젊은 선수다. 킨키대학을 거쳐 2020년 열린 신인드래프트에서 한신의 1라운드 지명을 받았고, 2021년 프로 무대에 입문함과 동시에 바로 주전으로 도약했다.
특히 2023년에는 타율 0.263 24홈런 92타점 OPS 0.837로 ‘커리어 하이’를 경신했고, 시즌 후 열린 2023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대표팀에도 차출돼 대한민국 대표팀을 상대하기도 했다.

지난해 전반적인 지표가 하락하며 부침을 겪은 사토는 올해 초반부터 심상치 않았다. 메이저리그(MLB) 도쿄 시리즈를 위해 방일한 LA 다저스와의 친선경기에서 좌완 블레이크 스넬을 상대로 스리런 홈런을 터뜨린 것이다.
스넬은 MLB 역사상 단 7명만이 달성한 ‘양대 리그 사이 영 상 수상’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선수다. 그런 선수를 두들겼다. 현지 매체 ‘다저블루’에 따르면,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정말 인상적이다”라며 사토의 경기력에 호평을 보냈다.
이 홈런은 서막에 불과했다. 정규시즌 초반부터 괴력을 발휘하며 리그 최고의 타자로 발돋움했다. 여름철 한때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으나 결국 타율 0.277 40홈런 102타점 OPS 0.924라는 훌륭한 성적으로 센트럴리그 홈런·타점 2관왕에 올랐다.
그런데 세세하게 파고들면 더 놀랍다. 투고타저가 극심한 일본답게, 올해 센트럴리그에서 30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단 한 명, 사토만이 예외였다. 마찬가지로 100타점은 고사하고 90타점을 넘긴 선수도 없다. 단 한 명, 사토를 제외하곤 말이다.

이게 다가 아니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0.5를 넘는 장타율(0.579)과 0.9를 넘는 OPS를 기록했다. 투고타저 환경 속에서 홀로 ‘타고투저’의 모습을 보였다. MVP를 수상하는 것이 당연했다.
한신 선수가 센트럴리그 홈런왕을 차지한 것은 팀의 영원한 전설로 남은 랜디 바스가 1986년 왕좌에 오른 이후 무려 39년 만이다. 심지어 이번에는 외국인 선수도 아닌 토종 선수가 정상에 등극했으니 의미가 더 크다.
사토는 이달 열린 네이버 K-베이스볼 시리즈 한국과 일본의 국가대표 평가전에는 불참했다. 하지만 내년 3월 개최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는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괴물 타자’를 어떻게 막느냐도 한국 대표팀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NPB 공식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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