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삼성’ 외국인 타자의 소신 발언! “보류권 전혀 이해할 수 없다”…케이브 재계약 불발에 비판 대열 합류

[SPORTALKOREA] 한휘 기자= 제이크 케이브(두산 베어스)의 비판 대열에 전직 KBO리그 출신 선수도 합류했다.
과거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타자로 활약했던 데이비드 맥키넌은 27일(이하 한국시각) 본인의 SNS를 통해 “KBO의 보류권 규정을 전혀 이해할 수 없다”라고 ‘작심 발언’을 펼쳤다.
맥키넌은 “거의 (타율) 3할 가까이 치고 16홈런을 날린 선수를 재계약하지 않는 것은 괜찮다”라면서도 “그가 리그 내 다른 팀과 계약하는 것을 막지 마라. 이 규정이 잔존하는 이유를 듣고 싶다”라고 비판을 가했다.


맥키넌의 발언은 올해 두산에서 활약한 케이브의 현 상황에 관한 것이다. 두산은 지난 25일 보류 선수 명단에 케이브를 포함했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재계약이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이미 26일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의 저명한 기자 존 헤이먼을 통해 우타 외야수 다즈 캐머런이 두산으로 향한다는 소식이 보도된 참이다. 이대로 재계약 불발이 코앞에 왔다. 하지만 두산이 보류권을 행사했기 때문에 케이브는 KBO리그 내 타 구단과 계약할 수 없다.
케이브는 이 점을 비판했다. 오늘(27일) 케이브는 개인 SNS를 통해 “여러분 앞에서 다시 뛰길 바랐으나 구단은 다른 계획이 있었다”라며 “KBO에서 다시 기회를 잡고 싶었지만, 구단은 내가 다른 팀에서 뛸 수 없도록 했다”라고 말했다.

케이브와 맥키넌이 나란히 문제를 제기한 ‘보류권’은 KBO리그의 외국인 선수 제도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 KBO 규약에 명시된 외국인 선수 계약서 제10장에서 그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구단은 계약년도 11월 25일까지 재계약 의사를 서면으로 선수와 대리인에게 통보해야 한다. 구단과 선수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거나 구단이 재계약 의사를 제시하지 않으면 자유계약선수가 돼 어느 구단과도 계약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구단이 재계약을 제시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협상이 결렬돼도 해당 선수는 5년간 국내 타 구단에 입단할 수 없다. 원소속팀이 ‘보류권’을 유지한다는 것이 바로 이 내용이다.
문제는 이것이 선수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고 구단에만 유리한, 사실상의 ‘독소 조항’이라는 것이다. 해외 리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기이한 규정이기도 하다.

구단 입장에서는 선수와의 재계약에 실패하더라도 타 팀으로 이적해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일종의 ‘안전장치’가 된다. 하지만 선수의 관점에서는 과장 조금 보태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다.
특히 자유계약 체계가 확실하게 자리 잡은 메이저리그(MLB) 제도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이 보류권 조항 자체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그간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을 뿐, 언젠가 터질 폭탄이 이제야 터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외 KBO 팬사이트인 ‘MyKBO’를 운영하는 댄 커츠 역시 “KBO의 보류권 조항이 또 다른 외국인 선수에게 타격을 입혔다”라며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관중 수와 시청률, 재능 등은 발전했지만, 어떤 것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KBO는 여전히 KBO다”라며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올해 스토브리그는 전례 없이 혼란스러운 상황이 줄을 잇고 있다. 최근 시장을 뒤흔든 김재환의 자유계약선수 공시에 이어 케이브의 입을 통한 보류권 관련 논쟁에도 불이 붙었다. KBO는 과연 어떤 식으로 대처하게 될까.

사진=뉴스1, 삼성 라이온즈, 두산 베어스 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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