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나를 다른 팀에서 못 뛰게 했다”…‘결별 유력’ 케이브, 보류권 행사에 SNS로 ‘불만 표출’


[SPORTALKOREA] 한휘 기자= 올해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타자로 활약한 제이크 케이브가 SNS를 통해 팀에 정면으로 불만을 표했다.
케이브는 27일 본인의 SNS를 통해 “두산 팬 여러분, 올 한 해 성원을 보내 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우리 가족에게 정말 친절했고, 매일 밤 나에게 크나큰 에너지를 전해 줬다”라며 팬들을 향한 감사의 메시지를 남겼다.
하지만 이와 함께 두산 구단을 향한 ‘저격’도 남겼다. 케이브는 “여러분 앞에서 다시 뛰길 바랐으나 구단은 다른 계획이 있었다”라며 “KBO에서 다시 기회를 잡고 싶었지만, 구단은 내가 다른 팀에서 뛸 수 없도록 했다”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두산은 지난 25일 보류 선수 명단을 확정했다. 외국인 선수 가운데는 잭 로그와 함께 케이브를 보류 명단에 포함했다.
하지만 26일 새벽(한국시각),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의 저명한 기자 존 헤이먼이 “다즈 캐머런이 한국의 두산 베어스와의 계약에 합의했다”라는 소식을 전했다. 이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두산은 케이브와 결별하고 우타 외야수인 캐머런과 2026시즌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두산은 케이브의 보류권을 지키고도 재계약을 포기한 것이 된다. KBO 규약상 구단은 5년 동안 선수의 보류권을 유지할 수 있다. 2030년까지 케이브가 KBO리그를 다시 누비려면 무조건 두산하고만 계약해야 한다.
외국인 선수 보류권 관련 조항은 선수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기에 ‘독소 조항’이라고 봐도 무방하지만, 계약서에도 명시되는 사항인 만큼, 계약 시점에 이미 케이브에게도 통고된 내용인 것은 맞다. 그러나 케이브는 이를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하고 SNS를 통해 ‘작심 발언’을 내놓았다.

메이저리그(MLB) 시절부터 강한 승부욕을 과시하던 케이브는 두산에 와서도 ‘허슬두’라는 팀 컬러에 딱 맞는 모습을 선보였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고 몸을 사리지 않았다. 젊은 선수들의 귀감이 되는 모습이었다.
그러면서도 특유의 친화력을 앞세워 동료 선수들과 두루두루 친하게 지냈다. 조성환 감독대행이 팀을 이끌던 당시 ‘차기 주장감’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덕아웃에서 케이브의 영향력은 상당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성적이 애매했다. 타율 0.299 16홈런 87타점 17도루 OPS 0.814다. 올해가 비교적 투고타저에 가까웠고, 케이브가 드넓은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한 점을 고려하면 괜찮은 성과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외국인 타자의 성적으로 만족할 수준이냐고 묻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케이브의 OPS는 올해 300타석 이상 소화한 외국인 타자 가운데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0.759), 키움 히어로즈 루벤 카디네스(0.702)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그나마 갈수록 성적이 향상됐다면 내년에도 기대를 걸 만하다. 하지만 그런 것도 아니다. 케이브의 전반기 성적은 타율 0.310 8홈런 48타점 13도루 OPS 0.818이다. 그런데 후반기에는 타율 0.284 8홈런 39타점 OPS 0.807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이었다.

이에 두산 역시 케이브의 거취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보류권은 묶어놨으나 결별이 유력한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케이브가 SNS를 통해 사실상 쐐기를 박은 셈이다.
두산은 최근 김재환의 보류 명단 제외와 이를 둘러싼 여러 논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여기에 케이브의 저격까지 나오는 등, 여러모로 바람 잘 날 없는 겨울을 보내는 모양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제이크 케이브 인스타그램 스토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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