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포수, ABS 도입 공개 비판 “야구의 인간미 사라질까 두렵다”…이례적 불만 표출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 LA 다저스의 포수 윌 스미스가 불만을 토로했다.
다저스 구단 소식지 '다저블루'는 "스미스가 2026시즌 새롭게 도입될 예정인 메이저리그(MLB) 신규 제도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스미스의 불만을 초래한 시스템은 자동 투구판정시스템(ABS)이다. MLB 사무국은 지난 9월, 다음 시즌부터 ABS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주심의 판정에 이의가 있을 경우 선수가 챌린지를 요청할 수 있는 제도로 올해 스프링캠프와 올스타전에서 시험적으로 운영됐다.
직전까지 MLB는 모든 판정을 인간 심판이 내렸다. 스트라이크존의 폭과 높이가 경기마다 달라 선수들은 순간적인 적응력을 발휘해야 했다. 그만큼 투수는 이닝마다 존이 넓어지거나 높이가 달라지며 예측과 다른 볼 판정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타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어떤 때는 같은 코스가 스트라이크가 되었다가, 또 다른 때는 볼이 되면서 선수들의 억울함을 키웠다.
결국 MLB는 경기 판정의 정확성과 공정성을 위해 ABS 도입을 결정했다. 그런데 다저스 포수 스미스는 예상외의 반응을 보였다.


'다저블루'에 따르면 스미스는 최근 출연한 팟캐스트 프로그램에서 ABS에 대해 “정말로 복잡한 심정이다. 던지는 쪽이든 치는 쪽이든 모든 판정이 정확하길 바라는 건 당연하지 않나. 하지만 나는 예전부터 야구의 그런 부분을 좋아했다. 심판도 실수를 하고 그걸 알고서 플레이하는 게 좋다. 인간미가 있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메이저리그에 ABS가 도입되는 건 좋은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TV로 경기를 보는 아이들이나 리틀리그에서 야구를 하는 아이들은 어떨까? 만약 야구가 단지 스트라이크존에 던지는 스포츠가 되어 버린다면, 그들은 우리가 좋은 판정과 나쁜 판정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볼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나는 야구라는 종목 전체가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 그 점이 더 신경 쓰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MLB 사무국은 ABS 도입과 관련해 “마이너리그와 스프링캠프 등에서 충분한 테스트를 거쳤으며 선수와 구단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하면서 “판정의 정확성과 일관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한 전면 자동 판정이 아닌 ‘챌린지 시스템’ 방식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경기 운영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스미스처럼 “야구 고유의 인간적인 요소가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기술이 정확성을 높이는 것은 분명하지만 판정을 둘러싼 긴장감과 감정의 충돌, 그리고 그로 인한 반응 속에서 만들어지던 ‘야구만의 서사’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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