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 이탈 조짐? 4년 전에도 같은 말 나왔다…핵심은 ‘리그 최악’ 백업 포수진 보강, ‘46억 안방마님’이 급한 불 끌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강민호와의 재계약 협상에 열을 올리는 삼성 라이온즈는 왜 박세혁을 영입한 걸까.
삼성은 25일 NC 다이노스와의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25일 트레이드 소식을 알렸다. NC가 박세혁을 삼성으로 보내고, 삼성은 그 대가로 2027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전체 27순위)을 NC로 건넨다.
갑작스러운 이적이다. 박세혁은 지난 19일 진행된 2차 드래프트에서 아무 팀의 지명도 받지 않았다. 보호 명단에서 풀렸다면 높은 확률로 이적했을 선수였지만, 지명 소식이 나오지 않으며 구단이 붙잡았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그런데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이적한 것이다.
박세혁을 데려간 삼성은 확고한 주전 포수가 있는 팀이다. 강민호다. 나이가 많다는 점이 걸림돌이지만, 여전히 한 팀의 ‘안방마님’을 맡기에 모자람이 없는 선수다. 그렇다면 삼성은 왜 박세혁을 지명권까지 소모하며 영입한 것일까.

백업이 문제다. 사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삼성의 포수진은 풍족하다 못해 차고 넘쳤다. 강민호-김태군이라는 주전급 포수 2명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김태군이 트레이드된 후로도 김재성과 이병헌 등이 백업으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그런데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일단 이병헌의 부진이 컸다. 이병헌은 지난해 95경기에서 타율 0.248 1홈런 9타점 OPS 0.632를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타격과 무난한 수비력을 선보이며 준수한 백업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이 시즌에도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며 우려를 사더니, 올해 급격히 무너졌다. 55경기에서 타율 0.200 1홈런 7타점 OPS 0.563으로 부진했고, 수비에서도 썩 좋은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주전에서 밀려났던 김재성이 다시 제1 백업 포수로 도약했다. 수비에서는 안정감을 드러냈으나 문제는 타격. 이병헌보다도 심각했다. 43경기에서 타율 0.127 4타점 OPS 0.381로 심각한 모습을 보였다.
이 외에 김도환은 타격에서 가능성을 드러냈으나 수비는 보완할 점이 많다는 평가를 받았고, 박진우는 올해 1군에 데뷔해 단 1경기를 뛴 선수다. 결국 강민호 외에는 믿고 기용할 포수가 없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이는 기록으로 드러난다. 삼성 백업 포수진의 합작 성적은 타율 0.173 1홈런 12타점 OPS 0.480으로, 타율과 OPS 모두 10개 구단 최하위다. 강민호가 사라지는 순간 삼성의 홈 플레이트 앞은 ‘블랙홀’로 변하는 셈이다.

이러니 보강에 나서지 않을 수 없다. 삼성은 지난 19일 2차 드래프트에서도 두산 베어스의 장승현을 영입했다. 뒤이어 박세혁까지 선수단에 추가하면서 백업 포수 숫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물론 박세혁이 당장 전력에 큰 보탬이 될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박세혁은 2022시즌을 앞두고 NC와 4년 46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지만, 3시즌 도합 218경기에만 출전해 타율 0.218 104안타 9홈런 52타점 OPS 0.632라는 초라한 성과만 남겼다.
특히 올 시즌은 48경기 타율 0.163 2홈런 10타점 OPS 0.482로 데뷔 후 가장 좋지 못한 지표를 남겼다. 그래도 지난해까지 꾸준히 0.650을 넘는 OPS를 기록한 만큼, 제 모습만 찾는다면 힘이 될 수 있는 선수라고 삼성은 기대하고 있다.

한편, 삼성이 박세혁을 영입하면서 강민호와의 재계약 협상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추측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강민호의 이탈을 대비해 잠재적인 ‘주전 자원’으로 박세혁을 영입했으리란 것이다.
하지만 삼성은 2022시즌을 앞두고 강민호가 3차 FA 자격을 얻었을 당시에도 김태군과 김재성을 영입해 포수진을 보강한 바 있다. 이 역시 강민호의 이탈을 대비한 영입이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강민호는 지금도 삼성에서 뛰고 있다. 섣부른 추측은 금물이다.
냉정하게 보면 박세혁이 주전으로 ‘1인분’을 하리라고 장담할 수도 없는 만큼, 삼성이 강민호를 붙잡아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포수 보강을 착실히 진행 중인 삼성이 다음에는 어떤 소식을 전하게 될까.

사진=삼성 라이온즈, NC 다이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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