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에 타격왕을? ‘역대 최고령’ 기록 나올 뻔했네…‘KBO 유일무이’ 타이틀 가져갔다, 다음은 ‘골든글러브 10회 수상’

[SPORTALKOREA] 한휘 기자= KBO리그 역사상 유일무이한 타이틀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양의지(두산 베어스)의 트로피 사냥은 이게 끝이 아닐 전망이다.
양의지는 24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시상식에서 타율상을 수상했다.

올 시즌 양의지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 듯한 활약으로 두산 타선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130경기에서 타율 0.337 20홈런 89타점 OPS 0.939라는 훌륭한 성적을 남겼다.
100을 기준으로 선수의 생산성을 판단하는 wRC+(조정 득점 생산력)는 162.8이다. NC 다이노스 시절이던 2021년(168.5)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며, 두산 시절로 한정하면 1차 FA 이전인 2018년(162.8)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커리어 하이’다.
특히 타율은 KT 위즈 안현민(0.334)과 삼성 라이온즈 김성윤(0.331) 등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로써 양의지는 NC 시절이던 2019년 이후 6년 만에 다시 타격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포수가 타격왕을 2번 수상한 것은 KBO리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양의지는 지난 2023시즌을 앞두고 2차 FA 자격을 얻어 두산에 돌아왔다. 30대 후반을 바라보는 선수에게 두산은 무려 6년 총액 152억 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선사했다. 웬만한 선수라면 노쇠화를 피하지 못할 나이, 그리고 체력 부담이 심한 포수라는 ‘페널티’에도 경이로운 타격감을 자랑한다.
KBO리그 역대 최고령 타격왕은 LG 트윈스의 전설인 ‘적토마’ 이병규다. 2013시즌 타율 0.349 5홈런 74타점 OPS 0.839를 기록하며 타율 1위에 올랐다. 시상식이 열린 11월 4일 기준 나이는 38세 11개월 2일이다.
오늘 기준 양의지의 나이는 38세 5개월 23일. 반년 일찍 태어났다면 KBO리그 최고령 타격왕 기록이 새로 쓰일 뻔했던 셈이다.
이날 타격왕을 수상한 양의지는 “올해 감독님 두 분이 팀을 떠났다.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내년에는 새 감독님과 가을야구를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라며 차기 시즌을 향한 포부를 드러냈다.

양의지의 트로피 사냥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내달 9일 개최된다. 양의지는 박동원(LG), 최재훈(한화 이글스), 강민호(삼성) 등 6명의 다른 선수와 함께 포수 부문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포수 가운데 안타(153안타), 타점, 타율, 출루율(0.406), 장타율(0.533), OPS 모두 1위를 차지한 만큼, 골든글러브 수상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전반기만 하더라도 박동원이 바짝 쫓아왔다는 평이었지만, 후반기 들어 격차가 벌어졌다.

양의지는 2023년 개인 9번째, 포수 부문 8번째로 황금 장갑을 손에 넣으며 역대 포수 부문 최다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남겼다. 지난해에도 기록만 보면 수상을 노려볼 수 있었지만, 수비 이닝이 부족해 후보 자격을 못 채워 아쉬움을 삼켰다.
만약 올해 다시금 골든글러브를 가져간다면 개인 통산 10번째 수상이라는 ‘대업’을 완성한다. 이는 이승엽 요미우리 자이언츠 코치가 갖고 있는 KBO 골든글러브 최다 수상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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