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 영입→선수단 정리’ 그럼 집토끼 단속은? 153km 좌완이 기다린다…‘FA 다크호스’에게 얼마를 줘야 할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차기 시즌 준비에 열을 올리는 한화 이글스의 또다른 과제는 바로 ‘집토끼 단속’이다.
KBO는 지난 8일부로 2026년 FA 승인 선수 21명의 명단을 공시했다. 한화에서는 이재원이 FA를 신청하지 않으면서 김범수와 손아섭 2명만 시장에 나서게 됐다.
그로부터 약 2주가 지났다. 아직 계약에 관한 별다른 이야기는 얼마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한화는 다른 쪽에서 선수단 개편을 활발히 진행했다. 2차 드래프트와 방출을 통해 선수단을 대폭 정리했고, 올해 FA 최대어로 꼽히던 강백호를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베테랑들을 내보내 샐러리 캡에 여유가 생기긴 했지만, 그만큼 강백호에 큰돈을 안겼다. 외부 FA에 추가로 돈을 쓸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연스레 내부 FA들의 행선지에 눈길이 간다.

특히 김범수의 이름이 눈에 띈다. 김범수는 북일고를 졸업하고 2015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한 ‘성골 유망주’다. 입단 초기부터 최고 153km/h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지는 차세대 좌완 선발 자원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기복 있는 제구라는 단점을 쉽게 고치지 못했다. 결국 선발 도전을 포기하고 불펜으로 이동했다. 성과가 나쁘지 않았다. 세부 지표는 불안했으나 2022시즌 27홀드, 2023시즌 18홀드로 나름대로 좌완 필승조 역할을 했다.
지난해 39경기 34이닝 4홀드 평균자책점 5.29로 부진하면서 입지가 급격히 흔들렸다. 하지만 올해 완벽히 살아났다. 좌타자 상대 ‘원 포인트 릴리프’ 역할을 맡으며 73경기 48이닝 2승 1패 2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2.25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데뷔 후 3점대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심지어 9이닝당 볼넷(4.13개)도 데뷔 후 가장 낮았다. 덕분에 WHIP(이닝당 출루 허용) 역시 ‘커리어 하이’인 1.08에 그쳤다. 그런데 피안타율도 0.181로 처음 1할대에 진입하면서 꽤나 인상 깊은 한 해를 보냈다.
물론 대부분 좌완 상대로 공을 던졌다는 한계는 있지만, 우타자를 상대로도 피안타율 0.196에 피OPS 0.535를 기록할 정도로 꽤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투수로서 한 단계 발전했다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포스트시즌에서도 7경기에 등판해 3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홀드 2개와 세이브 하나를 따냈다. 이렇게 주가를 높이고 FA 자격을 얻으면서 올해 FA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투수라는 독보적인 메리트가 최대 강점이다. 올해 성적을 꽤나 향상시켰는데 연봉은 그리 높지 않아 B등급을 받았다. A등급에 비해 보상 부담도 덜하다. 불펜 보강을 원하는 팀이라면 충분히 노릴 수 있다.

달리 말하면 한화 역시 김범수를 뺏기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나 한화는 좌완 자원이 다소 애매한 편이다. 황준서와 조동욱은 경험이 부족한 데다 장기적으로 선발로 안착해야 하는 유망주들이다. 김기중은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다.
베테랑 좌완이라고 할 만한 선수가 한화 투수진에 존재하지 않는 실정이다. 이번에 아시아 쿼터로 영입한 왕옌청 역시 선발로 뛴다. 이러나저러나 김범수가 필요하다.
관건은 몸값이다. 지난해 ‘불펜 최대어’였던 장현식(LG 트윈스)과 김원중(롯데 자이언츠)이 50억 원대 계약을 따냈다. 김범수의 계약 규모는 이보다는 작을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시장의 과열 양상이 심해지는 추세라 협상 결과에 달린 것으로 평가된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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