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승 숫자가 조금 아쉬워”·“개인적인 바람은 야수” KBO ‘레전드’ 정근우·이택근, “MVP는 디아즈” 한목소리

[SPORTALKOREA] 한휘 기자= KBO리그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레전드’ 타자들이 르윈 디아즈(삼성 라이온즈)의 MVP 수상을 점쳤다.
전설적인 2루수로 활약한 정근우는 지난 20일 공개된 본인의 유튜브 ‘정근우의 야구인생’에서 이택근 SBS스포츠 해설위원과 함께 올해 KBO 시상식에서 주요 상을 가져갈 선수를 예상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MVP다. 세간의 예상대로 디아즈와 함께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의 ‘2파전’이 될 것으로 바라봤다. 그리고 둘은 한목소리로 디아즈의 수상에 점수를 줬다.

이택근 위원은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야수에게 줬으면 좋겠다. 내가 야수 출신이라 그런지, 폰세와 디아즈 중 누가 받아도 이상하지 않은데 디아즈가 받았으면 한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정근우는 “17승이라는 숫자가 조금 아쉽다. 잘하기는 했지만”이라며 “앞이 2자, 20승이냐, 그리고 홈런이 (앞 자릿수가) 4자냐 5자냐가 좀 큰데, (디아즈가) 50홈런을 치고 시즌을 마무리했다. 시즌 초에 홈런왕으로 디아즈를 뽑았는데, 거기에 맞게 잘 해준 디아즈가 조금 더 앞서지 않나”라고 밝혔다.


디아즈는 올해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314 50홈런 158타점 OPS 1.025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홈런과 타점, 장타율(0.644), OPS 등 여러 부문 1위에 올랐다. 외국인 타자 최초 50홈런, KBO리그 역대 최초 150타점 등 신기록도 여럿 세웠다.
이에 맞서는 폰세는 29경기 180⅔이닝 17승 1패 평균자책점 1.89 252탈삼진으로 투수 트리플크라운들 달성, 리그 최고의 투수로 군림했다.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 정규이닝 최다 탈삼진 타이기록, 시즌 개막 후 최다 연승 신기록 등을 만들어냈다.
이렇듯 역사적인 시즌을 보낸 두 선수인 만큼, 자연스레 MVP 후보로 꼽히고 있다. 여러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두 ‘야수 레전드’는 한목소리로 디아즈의 수상을 지지했다.

다만 대중적인 평가는 다소 다르다. 디아즈의 성적도 매우 뛰어나지만, 그래도 폰세가 우위를 점한다는 의견이 더 많이 나온다. 특히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지표를 보면 둘의 차이가 더 크게 벌어진다.
가장 큰 이유는 경기장 문제다. 디아즈가 홈으로 쓰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리그에서 가장 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이다. 1,000을 기준으로 투타 유불리를 나타내는 ‘파크 팩터’ 지표를 보면 더 눈에 띈다.
숫자가 클수록 타자에게 유리한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의 득점 파크 팩터는 1,207로 리그에서 가장 높다. 홈런 파크 팩터 역시 1,424로 SSG랜더스필드(1,438) 다음으로 크다.
그런데 폰세가 홈으로 쓴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역시 득점 파크 팩터가 1,065로 비교적 타자에게 유리한 편이었다. 둘 다 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을 쓴 만큼, 자연스레 타자보다는 투수의 성적에 더 높은 점수를 주게 되는 것이다.

이로인해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R은 폰세 8.38, 디아즈 5.80으로 큰 차이가 난다. ‘스포츠투아이’ 기준 WAR 역시 폰세 8.31, 디아즈 6.20으로 폰세의 손을 들어준다.
과연 이 경쟁을 이겨내고 MVP를 수상하는 주인공은 누가 될까. 2025 KBO 시상식은 오는 24일 열린다.

사진=유튜브 '정근우의 야구인생' 캡처,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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