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연 동생' 아닌 KB 이채은, 만년 유망주 꼬리표 떼고 허예은 파트너로 '우뚝'

[SPORTALKOREA=용인] 이정엽 기자= KB 스타즈 가드 이채은이 알을 깨고 나왔다.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장면을 수차례 연출하면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KB는 지난 19일 경기도 용인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 블루밍스와의 경기에서 82-61로 승리했다.
이채은은 경기 초반부터 과감한 돌파와 신들린 슛감으로 상대 수비를 깼다. 팀의 첫 8득점을 모두 스스로 해결했다. 2쿼터에는 상대 존 프레스를 무빙 3점으로 파훼했다. 이날 3점슛 4개를 던져 모두 성공했으며, 14분을 뛰면서 총 16득점을 올렸다.
경기 후 이채은은 "오전에 연습할 때까지는 슛이 잘 안 들어가서 경기에서 어떻게 할까 생각했는데, 자신있게 슛을 던진 부분이 잘 풀렸던 것 같다"며 "제가 첫 골을 넣으면 잘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에도 넣고 나서 더 자신감을 갖고 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나은행을 거쳐 KB에 트레이드로 건너온 이채은은 그동안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데뷔 시즌 박신자컵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으나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고, 출전 시간이 줄어들면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 때로는 무리한 플레이와 템포를 살리지 못하는 플레이로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충분한 기회를 받으면서 본인의 가치를 입증해 나가고 있다. 기본적으로 발이 빠르고 사이드 스텝이 좋아 1:1 압박 수비에 능해 지난 2024~2025시즌 당시 높이가 낮았던 KB에 큰 힘이 됐다. 또 간간이 보여주는 패스 센스로 허예은을 보좌했다.
이채은은 "작년 플레이오프부터 많은 시간을 뛸 수 있었던 이유가 수비와 궂은일을 잘했기 때문"이라며 "이번에도 준비하면서 그 부분을 신경 쓰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궂은일을 잘하면 공격에서도 잘 풀린다"고 덧붙였다.
또 지금까지 이채은은 본인의 이름 석자보다는 '이주연 동생'으로 자주 불렸다. 삼성생명에서 뛰고 있는 언니 이주연은 신인왕은 물론 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거듭났고, 올해는 성인 국가대표팀에 발탁될 만큼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이채은은 "학교 다닐 때부터 언니를 보고 많이 배우려고 했다"며 "예전에는 언니랑 사적으로 만나면 농구 이야기를 일절 안 했는데, 요즘은 물어보기도 하고 언니가 조언도 많이 해준다"며 이주연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올해 드디어 주전 자리를 잡은 이채은의 가장 큰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시상식 때 MIP(기량발전상)를 받고 싶다"며 "수비적인 부분에서 좀 더 압박하고 파울을 조절해서 상황에 맞고 적절하게 끊을 줄 아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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