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나가줬으면" 케릴라의 바람, 이뤄지지 않았다...'MLB 꿈 대신 4년 100억' 현실 택한 강백호, …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미국을 나가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KT 위즈 '케릴라' 안현민이 간절히 바랐던 '파트너' 강백호의 메이저리그(MLB) 진출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국내 잔류를 택한 강백호는 정들었던 KT를 떠나 한화 이글스로 향했다.
한화는 20일 "강백호와 계약 기간 4년, 계약금 50억 원, 연봉 30억 원, 옵션 20억 원 등 최대 100억 원 규모의 FA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모두가 놀란 반전이었다. 강백호는 애초 MLB 진출을 목표로 미국 출국을 앞두고 있었으나 한화가 적극적으로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한화는 시즌 종료 후 타격 강화에 목적을 두고 스토브리그에 임한 결과 강한 타구 생산 능력을 갖춘 강백호 영입에 성공했다.
올 시즌 32홈런을 기록한 우타 거포 노시환이라는 중심타자를 보유한 한화는 강백호라는 좌타 거포의 합류를 통해 강력하고 위압감 있는 타선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2018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은 강백호는 일찌감치 '천재 타자'로 주목받았다. 데뷔 첫 타석부터 홈런을 터뜨리며 스타 탄생을 알린 그는 고졸 신인 최다 홈런 기록(29홈런, 종전 1994년 LG 트윈스 김재현 21홈런)을 갈아치우는 등 타율 0.290 29홈런 84타점 OPS 0.880의 뛰어난 성적으로 신인왕의 영광을 안았다.
이후 강백호는 3시즌 연속 3할대 타율(0.336-0.330-0.347)과 두 자릿수 홈런(13-23-16)을 기록하며 정교함과 파워를 동시게 갖춘 타자로 진화했다. 하지만 2022년부터 2시즌 동안은 부상과 멘털 문제로 다소 어려움을 겪으며 다소 주춤했다.

지난해 144경기 전 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0.289 26홈런 96타점 OPS 0.840을 기록하며 부활을 알린 강백호는 예비 FA 시즌인 올해 8월 글로벌 스포츠 에이전시 '파라곤 스포츠 인터내셔널'과 계약을 맺으며 MLB 도전 가능성을 열어뒀다.
올 시즌을 95경기 타율 0.265 15홈런 61타점 OPS 0.825의 성적으로 마친 강백호는 FA 시장에서 야수 최대어로 꼽혔다. 미국 진출을 염두에 둔 그는 현지 쇼케이스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한화의 거부할 수 없는 제안에 흔들렸다. 19일 2차 드래프트에서 안치홍, 이태양 등 4명의 선수를 내보내며 샐러리캡에 여유를 만들고 보상금까지 확보한 한화는 약점이었던 공격력 강화를 위해 강백호에게 '100억 원'을 베팅했다.

강백호는 한화 구단을 통해 "좋은 조건으로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해 나갈 수 있도록 가치를 인정해 주신 한화 이글스에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라며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낸 팀에 온 만큼 내년 시즌부터 나 역시 팀 내 좋은 선수들과 함께 힘을 보태 더 훌륭한 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올해 강백호와 강력한 클린업 파트너를 이뤘던 '괴물 신인' 안현민의 바람은 아쉽게도 이뤄지지 않았다.
안현민은 최근 강백호와 함께 유튜브 채널 '운동부 둘이 왔어요'에 출연해 "당연히 (강백호가 팀에) 남는 게 좋은데, 떠나면 또 떠나는 대로 재미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강백호가 이적하면) 상대하는 입장이 되니까 수비하는 시선으로 백호 형을 볼 수 있어, 또 다른 배울 점이 보일 것 같다"라며 강백호의 이적 가능성에 열린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영상 막바지에 안현민은 진심을 드러냈다. 그는"KT 팬 일원으로서 당연히 백호 형이 남았으면 좋겠다"라며 "개인적으로는 좀 미국을 나가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백호 형의 2~3년 차 제일 잘 할 때 지켜본 팬으로서는 그것(당시 활약)을 미국에서 한 번 해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고 선배의 미국 진출을 응원했다. 결과적으로 안현민이 바랐던 강백호의 잔류나 미국 진출은 모두 이뤄지지 않았고, 재미있을 것이라 상상했던 서로 다른 팀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모습이 다음 시즌 현실로 이뤄질 예정이다.

사진=KT 위즈, 한화 이글스 제공, 뉴스1, 유튜브 '운동부 둘이 왔어요'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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