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만에 ‘두산 육상부’ 부활? 통산 720도루 ‘과속 트리오’가 뜬다…‘역대 2위 기록’ 내년에 더 공고히 할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과연 2026시즌 새로 결성된 두산 베어스의 ‘과속 트리오’가 육상부의 부활을 알릴 수 있을까.
두산은 지난 18일 박찬호와 4년 총액 80억 원(계약금 50억 원·연봉 28억 원·인센티브 2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이어 수 시간 후 조수행과도 4년 총액 16억 원(계약금 6억 원·연봉 8억 원·옵션 2억 원)에 재계약했다.
박찬호의 영입과 조수행의 잔류로 두산은 차기 시즌 주루 분야에서 상당한 강점을 드러내게 됐다. 이미 기존 선수들만 놓고 봐도 준족이 많은데, 여기에 주루 센스로 유명한 박찬호가 더해진 것이다.

박찬호는 데뷔 후 통산 1,088경기에서 187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처음 주전으로 도약한 2019시즌 39번 누를 훔쳐 도루왕 타이틀을 거머쥐었으며, 본격적으로 수준급 유격수로 도약한 2022시즌에도 42개의 도루로 3년 만에 타이틀을 탈환했다.
이후로도 이래로 4시즌 연속 20도루 고지를 밟는 등 리그 최상위권 주자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KIA가 박찬호를 리드오프 자리에 기용한 이유 중에는 도루 능력도 포함돼 있었다.

조수행은 한술 더 뜬다. 유망주 시절부터 빠른 발로 정평이 났던 선수다. 프로에서 주전으로 확실히 도약하지 못하고 백업을 전전하면서도 최근 5시즌 연속 20도루를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준족으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개인 최다인 130경기-382타석을 소화한 2024시즌에는 무려 64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도루왕 반열에 올랐다. 올해도 출전 기회가 줄어든 와중에도 30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주자로서의 가치는 충분히 입증했다.

그런데 두산에는 이미 통산 도루 개수에서 이들을 능가하는 선수가 있다. 정수빈이다. 2009년 데뷔해 통산 1,811경기에 나서며 353개의 도루를 기록, KBO리그 통산 도루 11위에 자리하고 있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에도 최근 3시즌 연속으로 20도루 고지를 밟았다. 2024시즌 52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조수행과 ‘50도루 듀오’를 결성하기도 했다. 올해 도루 실패가 늘긴 했으나 그럼에도 26번 누를 훔쳤다.
이리하여 두산은 3명 합쳐 통산 720도루를 기록한 ‘과속 트리오’를 차기 시즌 기용하게 됐다. 그런데 이들을 제외하더라도 강승호, 이유찬, 박준순 등 올해 두 자릿수 도루를 채운 준족 선수들이 포진했고, 김민석과 전다민 등 발 빠른 영건 외야수들도 있다.


이렇게 되면서 2000년대 중후반 두산의 ‘발야구’를 상징했던 소위 ‘육상부’가 새로운 얼굴들과 함께 다시 결성되리라는 기대감도 커진다.
‘육상부’라는 표현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07년이다. 당시 김경문 감독이 이끌던 두산은 리그 도루 2위 이종욱(47도루), 3위 고영민(36도루), 4위 민병헌(30도루)까지 30도루 트리오를 구축해 상대 배터리를 흔들었다. 두산의 2위 안착에 큰 힘이 됐다.
이후로도 두산 선수들이 도루 능력을 앞세워 좋은 모습을 보이면 ‘육상부’라는 표현이 어김없이 따라붙었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 김태형 감독 부임 이후로는 리그의 타고투저 흐름에 맞춰 ‘빅볼’을 추구하면서 전과 같은 명성은 드러나지 않았다.
실제로 2007년 이후 두산이 ‘30도루 트리오’를 배출한 적은 없다. 만약 이번에 두산에서 30도루를 기록하는 선수가 3명 이상 나온다면, 19년 만에 ‘육상부’의 부활을 제대로 알릴 수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KIA 타이거즈 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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